사람의 감정이 한 덩어리의 밀가루 반죽과 같다면, 나는 아직 누군가를 좋아해본 적이 없지만 그럴만한 사람이 설마라도 나타나면, 한 덩어리의 감정을 최대한 가늘고 길게 뽑을거다. 굵고 짧게 토막나는 감정이라면 분노만으로 충분해.
무엇보다도 사람의 감정은 어째서, 뜨거운 물에 닿은 소금처럼 녹아 사라질 수 없는걸까. 그러다 문득 소금이란 다만 물에 녹을 뿐 사라지지 않는다는 걸 깨닫는다. 어떤 강제와 분리가 없다면 언제고 언제까지고 그안에서.
상처가 나면 난 대로, 돌아갈 곳이 없으면 없는 대로, 사이가 틀어지면 틀어진 대로, 그렇게 흘러가는 삶을 단지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이 실은 더 많을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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