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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 최후의 13일
모리모토 데츠로 지음, 양억관 옮김 / 푸른숲 / 199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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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우리는 평소 소크라테스의 명언을 자주 인용하곤 한다.
하지만 그 별 뜻 없이 내뱉던 숱한 명언들과 소크라테스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큰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었는지 난 이 책을 읽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우선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은 소크라테스로부터 창조된 말이 아니라 그리스 델포이 아테나이(아폴론) 신전 입구의 장식으로 쓰여 있었던 문구이고, 소크라테스는 이 문구를 보고 나서야 큰 깨달음을 얻어 끊임없이 자기 자신을-판단되어지는 객체로서의 자신이 아닌 곧 판단하려는 주체로서의 그 자신-을 알려는 불가능한? 시도를 끊임없이 하였다는 것!

둘째, 소크라테스 이전에 "헤라클레이토스"가 먼저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을 평생을 걸며 '만물은 유전한다'라고 설교했었다는 것!

셋째, 소크라테스에게는 '다이몬의 목소리'라는 그만의 신의 속삭임이 있어 항상 그에게 닥치는 위기의 순간마다 소크라테스로 하여금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충고하였다는 것!(이 목소리는-신의 목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게도 있는데..정말 날 무지 못살게 만든다 -.-'')

넷째, 소크라테스는 아테나인들이 예부터 숭배해온 신들을 인정하지 않고 기묘한 신을 끌어들여 사람들을 미혹한다는 불경죄 혐의쓸데없는 문답을 주고받으면서 청년들을 타락시킨다는 죄상으로 안테미온의 아들 아니투스와 멜레투스 그리고 변론가 리콘에 의해 고소당했다는 것!

다섯째, 국외추방이나 탈옥 등을 통해 얼마든지 사형을 피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악법도 법이다」라는 신조를 통해 "자신이 70년이나 믿고 함께 해온 아테나이를 이제 와서 억울한 제목이라는 이유로 부정할 수 없으며, 정의를 지키는 것은 그것을 부정하여 피하는 것이 아니라 맞서 이겨내는 것"이라 믿었기에 결국 자신의 신조를 지켜 죽음을 겸허하게 받아들였다는 것!
(*이 대목은..내겐 정말 감동 그 자체다-.-.. 어떤 의미에선 공자와도 비슷하려..나?)

여섯째, 소크라테스 철학의 핵심은 "영혼 불멸의 증명"이라는 혼의 영생을 믿는 철학이 아닌 동양적 윤회사상과 딱 들어맞는 종교적인 것 이었으며, 육신을 감옥과 같은 곳이라 여겨 오히려 죽음은 답답한 감옥-천상에서의 죄의 대가로 받게된 벌이라 여기며 죽음을 해방, 자유, 구원으로 믿었으며 이런 모든 현상들을 논리(로고스)로 파악하고 풀어내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는 것!

일곱째, 크산티페는 명문 출신으로 공주처럼 자라 고집 세고 제멋대로 구는 구석이 조금 있긴 했지만, 당시 사회가 절대적인 남성 우월주의 사회였고 여성은 사회 일상에서 격리된 '그늘 속의 존재'였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일상생활에서 남편에게 자기 주장을 강력하게 피력하거나 아들을 심하게 나무라는 일이 많았기 때문에 악처로 이해되었을 뿐 사실 소크라테스와는 70이 되어서도 자식을 낳을 만큼 부부애를 갖고 있었다.


소크라테스는 죽는 순간까지도 자신의 무지를 탄식하고 고통스러워했지만, 나 또한 소크라테스에 대해 지금까지 갖고있던 무지에 나 자신을 원망하고 있다.
그리고 아직까지..혹은 앞으로도 영원히 깨닫지 못할 무수한 무지들에 나는 한없는 두려움을 느낀다.

마지막으로 소크라테스의 철학 중 지금까지 갖고있던 나의 철학에 경종을 울리는 말 중 하나
'공적 사적 활동에 아무런 관심을 가지지 않는 사람을 여유를 즐기는 자로 보지 않고 "무익한 잉여인간""이라 한다!'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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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거인
프랑수아 플라스 글 그림, 윤정임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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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을 지킬 수는 없었니?' 바로 이대목에 이르는 순간 난 가슴 깊은 곳..그 심연으로부터 뜨거운 무엇인가가 치밀어 오르는 듯 했다. 그리고 곧이어 붉어지는 얼굴..그건 바로 부끄러움이었다. 왜..? 같은..어리석은 인간으로서 나도모르게 행하고 있을 자연과 세상에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횡포'때문일 것이다.

과연 누가 인간에게 하늘과 땅, 바다..그 모든 곳에서 저질러지고 있는 끔찍한 만행을 허락했는가..! 우리에겐 하늘을 자유로이 날 수 있는 날개도..표범과 같은 날쌘 다리도..바다를 맘껏 가르는 지느러미도 주어지지 않았다. 다만 그들 보다 조금 나은-누가 감히 무엇을 근거로 '월등히'라 단언할 수 있으랴- 머리..얄팍한 지능만이 주어졌을 뿐인데!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흡인력 있는 글.. 그런 글과 그림을 그린이가 한 작가이리라고는 믿기지 않을만큼-신의 지나친 편애가 아닌가!- 뛰어나고 섬세한 그림.. 거기에 이책을 더욱 빛나게 한건 책에 쏟은 정성치고는 지나치리만큼 아름답게 만들어진 Hard cover! 먼 산을 배경으로..아니 그 산들을 마주하고 앉은 거인의 뒷모습이 마치 그 산들의 일부마냥 고고하고 웅장하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난 한가지 궁금증에 빠져든다. 거인은 지금 저 산들과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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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칼 - 소설가 김종록의 북방 탐험기
김종록 지음 / 문학동네 / 200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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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바이칼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많이 애썼습니다.

하지만 저자의 표현대로 이렇다할 안내책자가 없었지요.

이 책을 읽고서 충분히 대리만족했다고 생각됩니다.

이만한 탐방기도 없었지 않았나 여겨집니다.

지도가 빠진 건 좀 아쉬웠습니다.

잘 만들어진 책인데 왜 그런 배려를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다음에라도 보완했으면 좋겠는데...

세계로 나가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의 정체성을 찾고 역사가 주는 교훈에 귀기울여야 한다는 저자의 역설에 공감합니다.

훌륭한 지도자는 백년 뒤, 혹은 천년 뒤를 생각한다는데 답답한 우리네 정치현실이 안타까웠습니다.

붉은 악마의 근원적인 힘을 바이칼에서 찾은 듯해서 반가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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