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권을 종이책으로 구매했던 때가 한참 전이었는데 이제 이북으로 9권이 나왔네요. 1,2권 나왔을 땐 종이책만 있었던 때였든가 이북이 그렇게 인기 있던 때가 아니었든가 했는데 세월이 흐른 게 실감이 됩니다. 처음 나왔을 땐 이렇게 길게 또 오래 진행될 거라곤 생각 못 했어요. 9권 내용을 보니 아직 작가가 할 이야기가 많이 남은 듯 보입니다. 이번 9권 내용이 생각보다 질질 끈다기보다 이야기가 자근자근 진행되는 느낌이기도 했고요. 중간에 관심을 잃었는데 이번 한정판을 보니 다시 정주행할까 싶기도 합니다.
취향의 만화라 즐겁게 봤습니다.작풍이 웹툰이 나오기 전 예전 출판만화 스타일이에요. 그러면서도 촌스럽지 않게 요즘의 맛을 가미했어요.표지처럼 내지 그림체도 예뻤습니다. 화려하게 예쁜 게 아니라 단정하게 예쁜 그림체입니다. 연예인도 재벌도 없고 혹은 능력자라거나 임신한다거나 하는 소재 없이, 그저 큰 사건 없이 두 사람의 감정만이 이야기를 이끌어요. 잔잔하지도 않지만 격정적이지도 않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재미 없을 법도 한데 상당히 재밌게 읽었습니다. 수의 두려움이, 혼자 하는 갈등이 답답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그게 이 만화의 유일한 위기이니, 수가 그런 성격이 아니었다면 꽤 심심한 만화가 되었을 거예요.적극적이고 대범한 행동과 달리 소극적이고 망설이는 수와, 반듯하고 다정하지만 실은 독점욕을 누르고 있기도 하는 연하 공. 각각의 두 사람도 좋았고, 두 캐릭터의 합도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