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가 예뻐서 단번에 눈에 띄었습니다. 지금 다시 봐도 여전히 멋지네요. 표지로 굿즈 이벤트가 나오는 것도 납득이 갑니다.소설 특징이, 느슨한 곳 없이 전개가 빠르다는 겁니다. 벌어졌던 사건이 수습되고 평화롭고 잔잔한 장면이 나오면 또 바로 음모와 사건이 펼쳐집니다.다른 소설이라면 이완을 통해 속도감을 조절한다면 이 소설은 마지막을 제외하면 이완하는 부분 없이 일정한 박자로 순식간에 이야기가 지나갑니다. 문장도 걸리는 부분 없이 한눈에 들어와 완독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습니다. 이런 전개가 아쉬울 수도 있지만 늘어지는 것보다는 훨씬 좋았습니다. 다만 여러 사건과 요소가 빼곡히 들어 있다 보니, 이야기 진행이나 감정 묘사 방식이 자연스럽기보다는 기계적, 도식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임신수, 노비, 도망, 되찾은 신분, 궁중 생활 등의 동양풍 비엘 소설에 나올 것이라 흔히 생각하게 되는 대부분의 요소들이 들어간 표본적인 이야기입니다. 신선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동양풍 비엘 소설이라는 장르를 일부러 선택한 분에게는 기대하는 바는 충족할 것이라는 느낌입니다.
처음 제목만 봤을 땐 게이들이 모여 사는 가상의 도시를 무대로 한 일상물인가 했습니다. 그런데 레인보우가 그 상징의 레인보우가 아니었어요.본래도 채팔이 님은 소재 선정이 출중했지만 이번 소재는 매우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소재에 기대 얄팍하게 전개하고 마무리하는 것도 아닙니다. 조금만 더 읽자고 생각했을 뿐인데 금세 한 권의 끝이 됩니다. 집중력 저하로 아무리 재밌는 소설이라도 얼마 못 가 딴짓을 하게 되는데 레인보우 시티를 읽으니 집중력이 떨어진 게 아니라 재밌는 소설을 못 찾은 거 아니었나 싶습니다.내용 자체도 말할 거 없이 재밌지만 전개 방식이 뒷 내용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합니다. 왜 그럴까 생각했는데 이야기 속 시간 배치가 보통의 소설보다 영화에 훨씬 더 가깝다는 걸 깨달았어요. 소재 선택만이 아니라 이야기를 다루는 능력이 완전히 정점에 오른 상태입니다.비엘은 취향이 가장 중요하지만 어떤 취향이든 채팔이 님 필명을 지나칠 수 있는 비엘러가 있을 수 있을까 싶습니다. 사실 저는 좀비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거든요. 그런데 그게 이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에 있어서는 중요하지가 않습니다. 취향을 넘게 하는 작가님의 솜씨는 여기서 더 어디로 발전할 수 있을까 짐작할 수 없습니다.이렇게 비엘 소설로서는 큰 이벤트를 하는 출판사와 서점의 자신감이 매우 당연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