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미오와 줄리엣을 읽고

사랑 그대로의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는 많이 보고 들었던 이야기이다. 두 주인공의 비극으로 끝나는 사랑이야기. 원수 집안의 싸움은 사랑 앞에서 화해가 이루어지고 비통함으로 마무리된다. 왜 비통함인가. 이 화해의 다리가 되는 것이 죽음이기 때문이다. 죽음은 탄생과 소멸의 두 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두 주인공의 생의 소멸과 두 집안의 화해의 탄생의 순간처럼 말이다.

완벽한 사랑은 없다. 온전한 사랑도 없다. 그저 사랑 그대로의 사랑만이 존재한다. 어떤 이에게는 사랑이 쉬울 수도 있고 어떤 이들에게는 사랑이 어려울 수도 있다. 혹은 사랑 그 자체를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로미오와 줄리엣에는 다양한 사랑이 나온다. 연인과의 사랑, 가족애, 부부애,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 종교적인 사랑, 관계의 사랑 등등이 말이다. 이 사랑의 공통분모는 주고받음이다. 사로가 서로에게 무엇인가를 주고받는다. 설사 그것이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말이다.

서로에게 애틋하던 로미오와 줄리엣의 마음을 담아 끄적끄적여 본다.

 

매일 바라보는 하늘에

너를 덧대 바른다.

 

보고프다 말할까,

그립다고 말할까,

좋아한다고 말할까.

 

감정의 실타래를 풀어

너를 감고

나를 묶는다.

 

매일 보는 하늘이지만

너는 매번 다른 색으로

내 안에 녹아든다.

 

아직 서툰

우리 사이,

아직 동그랗게 말리기만 한

우리 사이,

아직 천천히 걸어가야 할

우리 사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너,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로지 너.

 

밤하늘을 보며 서로에게 사랑을 속삭이던 두 사람에게 사랑은 사랑 그대로의 사랑이었다. 집안을 버리고 그 사람을 선택할 만큼. 죽음을 가장해 그 사람을 선택할 만큼 말이다. 나이가 어리다고 사랑을 모르지는 않다. 나이가 어리다고 생각이 없지는 않다. 오히려 그 순수함에서 묻어나오는 사랑이 동그랗게 말려서 어른들의 생각의 틀을 단숨에 바꿔버린 것일 수도 있다.

연극 대본으로 쓰여서 다소 과장되고 억측스럽고 시간이동이 많은 이야기이지만 결국 우리의 삶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어떻게 보면, 현실에서 이러나지 않을 법한 일들이 연극이라는 틀을 통해 우스꽝스러워도 진진하게 삶을 대면하게 한다.

완벽한 사랑, 완전한 사랑이 아니라 일상에서 느끼는 소소함이 주는 사랑에 감사하며 오늘도 하늘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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