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뭐래도 나는 나 - 10대를 위한 인생 힌트
사사다 유미코 지음, 도모노 가나코 그림, 안혜은 옮김 / 이야기공간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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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중학교에서 진로교육을 진행했었다. 아이들이 어떤 것을 좋아하고 자신이 가진 능력이 무엇인지 확인해 진짜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찾는 수업 시간이었다. 하루는 수업을 마치고 복도에 전시된 학생들의 미술 작품을 감상했다. 주제가 내가 되고 싶은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는 것이라 더 관심 있게 봤던 것 같다. 되고 싶은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고 이유를 적었는데 나는 한 그림 앞에서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되고 싶은 모습:거북이

-이유:쫓겨나지 않아도 되니까

 

  단순한 그림과 글 안에는 많은 이야기들이 들어 있었다. 아이가 안전한 환경에서 살고 있지 않구나! 가장 먼저 든 생각이었다. 어른들은 어리다고 하는 10대이지만 그 나름의 생각과 마음을 가득 안고 있는 시기이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나>>10대를 위한 인생 힌트이다. 친구 때문에 흔들리는 나이, 부모님에게 성취에 대해 강요받는 나이, 내가 누구인지 수많은 물음표를 가진 나이, 주변의 모든 것들이 호기심으로 다가오는 나이가 10대가 아닌가 한다. 책 장을 넘기면서 ! 이건 10대 만의 힌트는 아닌데... 지금 내게 필요한 응원이야!’라고 생각이 들었다. 내가 나답게 살기 위해서 어떤 것을 선택하고 어떤 것을 버려야 하는지 다정하게 이렇게 해 봐.’라고 저자는 말해준다.

  몇 년 전에 대치동에서 학원을 하는 친구를 만나서 000학원이 있다고 해서 깜짝 놀란 적이 있다. 대치동은 공부에 대한 열의가 깊은 지역이라 온갖 학원이 자리한 곳이다. 내가 살면서 들어 본 학원 중에 가장 충격적인 학원이었다. 바로 걸음마 학원이다. 아이가 걸음을 빨리 걸으면 머리가 좋다고 해서 보낸다고 한다. 걸음마라니! 아직 잘 걷지도 못하는 아이라면 얼마나 어린 아이일까. 아이의 학업과 관련된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하는 우리나라 부모님의 모습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예가 아닌가 한다.

  우리의 신체적 발달 과정은 머리를 가누고 몸을 뒤집고 앉고 서고 걷는 과정이 자라면서 자연스럽게 습득하게 된다. 그런 과정에도 학원 선생님의 배움으로 더 빨리 더 잘하게 되게 한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인지 의문이 들었다.

  아이들의 마음도 그렇다. 부모님과의 애착 관계를 시작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상황을 접하면서 타고난 기질에 성격이 입혀진다. 울고 웃고 기뻐하고 슬퍼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느끼고 행동을 배운다. 모든 경험이 아이에게 스며들어 자연스럽게 자기다움을 만들어 나간다.

  <<누가 뭐래도 나는 나>>는 자기다움을 만들어 가는 길라잡이가 될 수 있다.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친구와의 고민이 있을 때는 어떻게 하는지, 어려울 땐 도망가도 괜찮다고,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게 하루를 무사히 보낸 것에 수고했다고, 변명보다는 사과를 하기를...

  수많은 상황에서 어떤 모습이 더 나인지 어떻게 행동해야 더 나은지 방향을 제시해 준다. 그리고 지금의 나를 돌아보게 한다. 잘하고 있다고 괜찮다고 토닥토닥 마음을 두드린다.


  책을 읽을수록 마음이 자란다. 생각이 넓어진다. 그리고 내가 바라보는 나도 더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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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만맘storyspace 2022-01-09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도 말해주지 못하는 사례가 담긴 리뷰라 더 깊이 공감하며 읽었어요. 맞아요. 10대를 위한 이지만 10대도 위한 같은 인생 힌트죠. 너~무 잘 읽어주시고 이렇게 멋진 서평 남겨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