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

룸
엠마 도노휴 지음, 유소영 옮김 / 21세기북스 / 2010년 11월

몇해전 뉴스에서 끔찍한 사건을 접한적이 있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이 자신의 딸을 지하실에 가두어 두고서는 꽤나 긴 시간동안 자신의
친딸을 성폭행 해왔다는 뉴스였다. 게다가 딸은 아버지의 아이까지 낳아 길렀다는 
경악을 금치못할 사건..
세상을 살다보면 많은 끔찍한 일들을 겪게 되지만 이것만큼 강력하게 머리가 흔들린적은
없었던것 같다.  ROOM 은 바로 몇해전의 이 사건을 모티브로 하여 지어진 소설이다. 
ROOM 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얻은것은 그 끔찍한 사건 속에서도 사건의 피해자인 
주인공들의 생활, 마음, 그들의 고통을 너무나 세세하고 따듯하게 묘사해낸것에 있지
않을까 싶다. 
자신을 납치한 자의 아이를 낳아 키우는 여인의 심리상태와 방에서 태어나고 자란
온실속의 화초같은 아이의 심리상태를 너무나 잘 표현해낸 소설이다. 

방에는 엄마와 아들이 있다. 
바깥 세상에는 무엇이 있는지 어떤 곳인지 알지 못하는 잭은 언제나 ROOM 에서 
티비속 모험가인 도라와 그리고 유일한 친구인 엄마와 노는게 전부이다. 
다섯살 생일을 맞이한 잭은 그의 엄마를 납치한 올드닉을 그저 일요일 선물을 가져다주는
사람으로 여긴다. 잭이 점점 성장함에 따라 올드닉도 잭에게 약간의 관심을 가지게 되는 
시점에서 잭은 잠을 자는 올드닉을 훔쳐보다 그의 심기를 건드리게 되고..
화가난 올드닉은 며칠동안 전기를 끊어버려 엄마와 잭은 추위속에서 음식도 챙겨먹지 
못한채 어둠속에서 떨게된다. 
이를 계기로 두 모자의 대탈주는 계획되고 실행에 옮겨진다. 
바깥세상에 나온 두사람은 적응이 쉽지가 않다. 그들을 쳐다보는 사람들의 시선과 
잔인한 질문들이 결국 엄마를 벼랑끝으로 몰아가고 엄마는 어느날 아침 약을 먹은채
발견된다. 그렇게 잭은 할머니와 생활하며 점점 사회생활에 적응을 하게 되지만 
ROOM에는 뭔가가 남아있었던 모양이다. 잭은 돌아온 엄마에게 부탁해 다시 갇혀
지내던 방을 다시 찾고는 진정으로 이별을 고할수 있게된다. 
안녕! 방아..

대부분의 소설들이 이런 끔찍한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면 범죄자의 관점에서 잔인하고
끔찍한 이야기들을 가득 담고 있는 불편한 소설들이 많이 나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엠마 도노휴는 그녀만의 따듯함으로 ROOM 이라는 이야기를 잭을 통해 
잔잔하게 그려내주었다. 
갇혀 지내면서도 나름대로의 규칙으로 생활했던 두 모자의 감금생활을 함께 해보기 바란다. 
천진한 잭의 질문들에 미소짓게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