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시절을 지나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겪을법한 성장의 고통들.... 어떤 사람에게는 그저 물흐르듯 슬슬 넘어가는 경우도 있겠고 또 어떤 이에게는 잊지못할 뼈아픈 기억으로 남을수도 있는 자기만의 성인식이 있을것이다. 난 언제 성인식을 치뤘던가? 성인식을 읽고난 후 생각해보니 너무 평범한 삶을 살아온 나에게는 별다른 기억이 없다. 우선 이상권씨의 성인식은 총 5가지의 단편으로 구성되어져 있다. 성인식 / 문자 메세지 발신인 / 암탉 / 욕짱 할머니와 얼짱 손녀 / 먼 나라 이야기 로 간단간단하게 쓰여있다. 5가지 이야기 모두 특별한 결말이 없는것이 특징인듯 하다. 아픈 성인식을 치룬 누군가가 이 책을 통해 해답을 얻거나 잣대를 찾으려고 했다면 오산이다. 사실 본인은 살짝 답답하기도 했다. 있을법하지 않은듯한 상황들..인간관계들..의 모든 조합을 고루 갖추고 있는듯하여 조금은 재미가 떨어지기도 한듯하다. 한가지 이야기를 들여다보면 첫번째 성인식 이야기 맹장수술을 한 시우는 어버이날을 맞아 겸사겸사 어머니가 계신 집으로 돌아오고 수술후 회복을 염려한 어머니는 집에서 기르던 가족같던 칠손이를 잡으라고 시우에게 시킨다. 시우는 칠손이를 죽일수 없어 고통받으며 괴로워 하는데.. 오랫동안 함께 살아온 가족같은 존재와의 이별을 통해 시우의 갈등을 그려낸 글이다. 동네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죽은 칠손이의 배를 가르고 쓸개를 꺼내 동네 최고 어르신께 드리는 일까지 시우가 감당하기에는 너무 생소한 일들이다. 절친한 친구 진만도 성인식을 치루기는 마찬가지다. 새봄이가 임신을 하자 진만은 자기가 잘 기르겠다며 호언장담 하는 부분에선 오히려 진만이 더 제대로된 성인식을 치루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부모님과 부딪혀 매를 맞고 아이를 지우자는 얘기에도 굴하지 않고 견뎌내는 진만의 모습이 오히려 더 속시원하고 대견스럽다. 이상권 작가는 청소년들이 자주 쓰는 언어나 그들이 보는 시선들을 많이 연구하여 이 소설들에 반영한듯 하다. 친구들로 부터 왕따를 당하는 설정의 묘사들이나 얼짱 손녀가 뱉어내는 욕설들..하지만 끝까지 떠오르는 한가지 생각은 보통의 청소년들이 흔히 겪는 성인식들은 아니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