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
셰인 존스 지음, 김영선 옮김 / 세계사 / 2010년 8월
평점 :
품절


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
한폭의 명화를 보는듯한 표지 그림과 특이한 제목에 이끌려 맹목적으로 선택해서 보았던 책..
시인지 소설인지 경계가 애매모호 하단 글을 읽은듯 하긴 했지만 나에겐 조금 어려웠던 
책인것 같다 ^^ 

셰인 존스라는 작가의 처녀작인 이 작품은 처녀작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뛰어날 글재주와
탄탄한 구성, 그리고 세계관을 알수없는 매우 독특한 상상력에 박수를 보내고 싶어질 뿐이다. 

앞부분만 4번은 읽은것 같다. 
’2월’이 대체 뭘 뜻하는 것일까? 
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를 새디어스의 딸 ’비앙카’로 착각하고 읽다보니 아닌것 같아
어디서 부터 잘못 이해한거지..의아해하며 다시 한번 앞으로..
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는 2월의 아내였다. 
이렇듯 읽는 동안 엄청난 재미에 빠져드는 단락이 있는가 하면 가슴으로 읽지 못하고 
눈으로만 읽고 지나치게 되는 단락도 있는듯..덕분에 다시읽기의 달인이 된듯하다. ㅎㅎ

처음 겉내용으로만 읽었던 때에는 작은 마을에 2월이 오래도록 유지되면서 마을 사람들에게
비행이 금지되고 2월에 맞서 처절하게 싸우는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이해가 가지 않았다.
열기구가 찢기고, 말의 몸통에 이끼가 자라고,2월과 싸우기 위해 여름옷을 입고 뜨거운물을 붓는 사람들은 거의 코메디 수준이었다. 
도대체 작가는 무엇을 얘기하고 싶었던걸까? 의아해하며 반복적으로 읽다보니 
중후반에 이르러서야 작가의 속내를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새디어스가 2월의 아내를 만나면서 부터 이 이야기의 모든 토대가 풀리기 시작했다. 
"미안해요. 우리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슬픔을 느끼고 있답니다. 우리도 웃을 때보다 
울때가 더 많답니다" 라는 한마디에 선과악의 잣대가 모호해진다. 
어쩔수 없음은..그저 무력함이 될뿐...
예전에는 이런 종류의 악을 더없이 나쁜 절대악으로 생각했던 적도 있었으나 아이를 낳고
키우고 나이를 먹다보니 이제는 2월같은 악을 보면 그저 어쩔수 없다...라는 생각만 든다. 
그도 피해자이니..

그렇게 새디어스를 중심으로 2월과의 전쟁은 처절했으나 뜻하지 않은 지원을 
하나둘 받으면서 2월은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
꿀과 연기 냄새가 나는 소녀가 죽은 2월의 주머니에서 찾아낸 쪽지에 써있던 말이 가슴을
따듯하게 해주는듯 하다. 
결과는 달랐지만 2월은 따듯한 가슴을 가졌다. 
당신은 본 적 없겠지만, 내 마음속에는 정원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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