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줄곧 역사를 배워왔다. 누구왕의 아들은 누구이고 또 무슨일을 했고..줄줄줄 암기식으로 공부를 해 왔건만 소현 이라는 이름을 들었을때 처음엔 그가 누구인지 몰랐었다. 부끄럽게도.. 그가 누구인지 검색을 통해 알아보니 소현에 대한 다른 책도 몇가지 되는것 같았다. 그는 인조의 아들로서 1636년 병자호란때 동생인 봉림대군과 함께 청에 볼모로 잡혀가 8년간이나 타지에서 생활하다가 조선으로 되돌아온다. 이 책은 외로웠던 소현! 그는 알지 못하는 죽어서 붙은 이름 소현의 이야기이다. 너무나 아랫사람을 잘 보살피고 인자했다던 그는 타국에서는 학문에 그리 힘쓰지는 않았던것 같다. 그저 숨죽여 살았을 뿐 ... 혹자들은 그가 병환으로 죽지 않고 조선에서 왕이 되었다면 조선은 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얘기하는 학자들도 있다. 그런 그를 누군가가 두려워 했던 것일까? 독살설에 휩싸여 있는 소현세자..청에 볼모로 잡혀갈 당시에는 인자하고 여린 임금의 아들이었지만 돌아올땐 누구도 달가워하지 않는 왕위 후계자였을 뿐이다. 바람부는날의 작은 꽃가지 같은 그를 생각하며 안타까워 하는 마음으로 책을 들었다. 첫 시작부터 김인숙은 날카로운 문장들을 쏟아냈다. 칼에 찔려 죽어가는 묘사가 너무 생생하여 거북했던 장면들을 시작으로 내게는 약간 어려운 느낌으로 다가온 책이다. 책을 읽으면서 김인숙 작가에 대해 생각해본다. 여자의 몸으로 전장의 장면들을 너무나 세세하고 몽환적으로 그려내었다. 게다가 청으로 끌려가던 중 노루사냥을 통해 소현세자의 상태를 빗대어 표현한 장면은 그를 더욱 측은하게 만들기도 했으며 마치 그것이 역사적 사실인것마냥 여겨지기도 했었다. 읽는 내내 권력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이길래...답답해하며 가슴먹먹함을 느꼈다. 청의 야만적인 왕위 계승에 관한 사실은 권력에 대해 더욱 환멸을 느끼게 한다. 황제의 자리를 위해 왕을 죽이고 왕의 유언을 이어받은 여인까지 순장을 하다니..그리고 그의 아들은 어여삐 여겨 뒤를 잇게 할 생각을 하다 그에게 복수를 당해 어느날 갑자기 비명횡사를 하고..그런 야만적인 나라였기에 권력을 통해 그렇게 빠르고 강하게 사람들을 휘어잡을 수 있었던것 같다. 왕위 계승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곧 언제든 죽을 수 있다는 말에 사람들의 어리석음을 느낄 수 있었다. 비록 나라는 강해질지 몰라도 자기 자신은 외로움과 싸워야 했을 것이다. 그리고 항상 어둠속에서 조선을 향한 그리움과 사랑에 애끓던 소현세자 청의 문물들을 배워 그는 조선에서 어떤 꿈을 펼치고 싶었던걸까? 그가 독살되지 않고 왕위에 올랐다면 과연 조선은 어떤 세상이 되었을까? 그리고 지금은.......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