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전 시간여행자의 아내라는 영화를 접하게 되면서(아쉽게 아직 보지는 못했다) 오드리 니페네거라는 작가에 대해 처음 알게 되었었다. 너무나 특이한 소재를 감각적으로 담아내는 그녀의 능력을 직접 확인해보고 싶었지만 육아에 허덕이다 때를 놓쳐버리고 이렇게 내 안에 사는 너와 먼저 만나보게 되었다. 처음엔 symmetry 라는 단어와 겉표지를 보고 약간 다른 상상을 했었는데 1권을 읽고보니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운 소설이라 표현하고 싶어진다. 이 이야기는 엘스페스라는 여인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병상에서 죽어가는 그녀와 그녀의 곁을 지키는 로버트라는 남자의 이별이 애틋하게 그려진다. 그리고 엘스페스의 쌍둥이 자매인 에디의 또다른 쌍둥이 두딸이 엘스페스의 유산인 그녀의 아파트에 들어와 살게 되면서 아래위층에 살고있는 각각의 이웃 남자들과 사랑을 하게 된다. (쌍둥이 언니인 줄리아는 강박장애를 앓고 있는 마틴을 동생인 발렌티나는 엘스페스의 연인이었던 로버트를 각각 사랑하게 된다. ) 2대에 걸친 쌍둥이들의 사랑이야기! 이렇게 잔잔하고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반면 너무나 귀여운 유령 캐릭터도 등장을 한다. 바로 엘스페스가 자신의 아파트에서 유령으로써 살아가게 되는것이 이 이야기를 조금 더 앙증맞게끔 느껴지게 해준다. 무엇에 그리 미련이 남아서인지 이승을 떠나지 못하고 집에서 조카들을 관찰하고 그녀들의 삶에 관여를 한다. 조카가 원하는 고양이를 잡아준다던가..ㅎㅎ 작가는 사랑의 끝인 죽음을 넘어서기 위해서 엘스페스의 영혼을 유령으로 그렸다고 한다. 인간과 유령이 함께 있을수 있는 공간에서 작가는 사랑에는 끝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약간 환타지적인 느낌을 받았다고 해야하나.. 또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런던의 유서깊은 유적지인 하이게이트 묘지공원도 작가는 신비롭게 묘사를 해주었다. 인간과 영혼이 함께 공존하는 세상을 표현하기엔 공동묘지 만큼 알맞은 배경도 없을것이라 생각되어진다. 게다가 초자연적인 이야기들을 빅토리아 고딕 소설 기법을 차용해서 풀어나갔다고 한다. 이 말은 이해는 잘 못하겠지만 ^^ 아마 유령 엘스페스의 깜찍함이 죽음이 가져다주는 어두운면을 조금은 밝게 느끼게 해주는 그런것이 아닐까 싶다. 이제 1권을 덮으면서 동생의 삶까지 좌지우지 하고 싶어하는 줄리아와 그런 언니에게서 벗어나고 싶어하는 동생 발렌티나의 이야기가 더욱 더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