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림슨의 미궁
기시 유스케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처음 이책을 접할때엔 호주에서의 서바이벌 게임이란 문장이 참으로 자극적으로 와 닿았다. 
피를 튀기며 살점을 뜯는 잔인한 내용의 책일까? 아니면 내가 본 또다른 한국영화와 비슷한 
내용일까? 크림슨의 미궁을 접하기 얼마전 호주에서 한명만이 상금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를 
죽여야만 하는 내용의 영화를 보았기 때문에 난 약간의 의심을 했었다 ..아~ 혹시 크림슨의
 미궁을 본떠서 만든 영화였던거야? 뭐 그런식의 의심말이다. 
책을 읽고나서는 컨셉은 비슷할지 몰라도 전혀 다른 내용이었다는것을 알고나니 속이 후련하다. 
쪼잔하게도 그게 참으로 궁금했었으니...쯧~


요즘은 생존 서바이벌 게임 이라는 소재가 대세인가 보다. 
영화를 많이 보는것은 아니지만 요즘 심심찮게 이런 소재의 영화를 몇편 보게 되었다. 
그것도 화면을 통해 돈을 걸고 경기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있는 잔인한 영화를..크림슨의 미궁도
처음엔 비슷한류의 소설일거라고 생각했다. 검붉은 색의 표지.. 손으로 사람의 머리를 지긋이 
누르고 있는 그림이 딱 피튀기는 소설의 분위기를 자아냈다. 
허나 책장을 펴서 닫을때까지 그렇게 잔인하다 느낀 부분은 거의 없었다..아니 없었던가? 
다른 사람들은 어찌 느꼈을지 모르겠지만 본인은 잔인한 영화를 좀 보았기 때문에 이렇게 
느끼는 것일수도 있다. 하지만 꼭 살점을 뜯고 칼을 휘둘러야만 잔인한것은 아니다. 
사람이 곧 죽음이 임박함을 알고 느끼는 공포도 잔인함의 일종일 것이다. 
이책은 그런면에 있어서 참으로 처절하게 인간의 공포를 그려내었다. 


크림슨의 미궁..
책장을 덮은 이 순간까지 사실 명확하게 뒤가 깨끗한 느낌은 아니다. 
내가 바란 끝이 아니어서일까? 
후지키와 아이와의 관계가 떫떠름 해서 일까? 
난 좀 더 화끈한걸 기대했는지도 모른다. 아니면 좀 더 명확한 결말이라던가..
벙글벙글 안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이 스너프 무비였다던가..아이가 주최측에서 투입한 게임
플레이어였다던가..아이가 후지키를 살려냈다던가..이건 모두 후지키의 추측이지 내가 확실하게
알고있는 결과는 아니다. ^^ 

만약 내가 주인공인 후지키와 같이 어느날 눈을 떴더니 벙글벙글과 같은 삭막한 빨간 지층
사이에서 눈을 뜬다면..온통 검붉은 바위틈에 있다는것 자체만으로도 거의 공황상태에
빠질것은 뻔한 이치다. 크림슨의 미궁...처음에 크림슨이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읽다보니 
크림슨이 검붉은 색을 뜻한다는걸 알게 되었다. 딱 책표지와 떨어지는 색인듯싶다. 
이 책을 색으로 표현한다고 해도 맞는 색일것이고..

이 책은 구성과 이야기의 전개가 참으로 탄탄하다. 
게임북의 존재와 후지키가 게임기를 통해 만나보던 프라티의 존재까지 
소설 자체도 치밀하지만 소설속의 벙글벙글 안에서의 게임 지침들도 참으로 치밀하다. 
그러면서도 그닥 잔인함은 없으면서 인간의 심리를 자극해 또다른 섬뜩함을 나에게 밀어넣었다. 
과연 저 상황에서 저런 생각이 들까?  며칠 굶어도 올곧은 판단이 설까? 이런 생각들이 나를 
끊임없이 자문하게 만들었다. 그런면에서 사악한 인간의 본성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 하는 
크림슨의 미궁이 진정한 공포는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단 하나 아쉬웠던 점은 벙글벙글 안에서 다른 플레이어들의 생활을 별로 엿볼수 
없었다는건 조금 아쉽다. ..왜 그게 아쉬울까...??
나 역시 아이의 카메라를 통해 플레이어들을 지켜보던 사람들과 같은 사악함을 가지고 
있는걸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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