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분리수거는 20여년 전 시행되어 이미 생활화되었지만, 어느 순간 '분리 수거로만으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을 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환경을 생각한다며 해양 쓰레기 발생에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어업 폐기물은 간과하고, 플라스틱 빨대가 종이빨대로 바꾸며 지구인으로서의 역할과 책임은 다 했다고 안일하게 생각하며 치부해버린 것은 아닐까라는 의문에 이 책을 접했다.
저자 로만 쾨스터는 독일 역사가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쓰레기 경제 전문가로 알려졌으며, 이 책은 2024 독일 논픽션상 최종 후보에 올랐다고 한다.
이 책의 목표는 쓰레기의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고,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해결 방안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하지만, 만약 쓰레기 역사를 통해서 쓰레기를 줄이는 해법을 찾는다면, 이 책은 그 답을 주지 않는다. 저자는 우리는 전근대의 방식으로 돌아갈 수 없고 그 방식으로 우리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을 펼친다.
책은 쓰레기의 시작을 아주 먼 과거부터 다루고 있지만, 실상 쓰레기 처리 방식이 매립과 소각이라는 한정된 방법에 의존해 왔다는 사실이 허무하게 다가온다. 쓰레기는 인간생활의 필수적으로 발생하는 것이며, 이 책은 여러 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사례를 통해서 쓰레기를 보는 관점을 확장시킨다. 특히 독성산업 폐기물에 대해 무엇인지 모르고 단순히 그 문제를 도시 밖으로, 나라 밖으로만 내몰았던 것처럼, 우리는 쓰레기에 대해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