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의 세계 - 가끔은 발칙한,
이금주 지음 / 프리즘(스노우폭스북스) / 2023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사춘기를 앞둔 부모에게 아이의 사춘기 세계를 입문하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기 좋은 책이다. 요즘은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사춘기 조짐이 보이는 아이도 여럿이라 초등학교 고학년 학부모의 조기교육 부모교육 책이기도 한 것 같다.

저자는 중학교 2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이자 20년 동안 중학생을 가리치는 교사이다. 사춘기 감별사라고 자부한다고 하는데 시종일관 묵언수행하는 아이를 둔 답답한 부모의 마음을 알기에 중학생과 함께 생활하고 관찰했던 이야기를 글로 썼다고 한다.

이 책은 부모로서의 마음과 교사로서의 감정을 진솔하게 서술하고 있다. 총 4개의 챕터로 나뉘어져 있고, 한 꼭지의 글이 길지 않아서 긴 흐름으로 읽지 않아도 된다.



  • 어느 초등학교를 나왔는지에 영향을 받는 시기는 길게 봐야 3월 한 달뿐이다. (24쪽, 사립초 출신 교우관계를 고민하는 학부모에게)

  • 여러분은 지금도 충분히 예뻐요. 여기서 더 예뻐지면 곤란할 정도로 예뻐요. 아름다운 외모도 중요하지만 공부도 해야죠. 뇌섹녀도 매력 있잖아요. (35쪽, 수업시간 거울과 꼬리빗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아이에게)

  • 나는 가정통신문을 배부하거나 부모님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야 할 때, 부모님이라는 말 대신 보호자라는 말을 사용한다. (41쪽, 다양한 가족의 형태의 아이를 대할 때)

  • 진정한 인싸들은 우선 해보고 안 되면 그때 어렵다는 의사를 표현한다. 무조건 안 된다, 못한다 등 거절의 메세지를 남발하지 않는다. (74쪽)

  • 남학생들은 우중 운동경기를 즐긴다. (78쪽, 남학생의 추억만들기)

  • 피곤한가 봐. 근데 계속 이렇게 수업 듣지 않고 잠자면 네가 시험 볼 때 어려움을 겪을 것 같아. 네가 힘들까 봐 선생님이 걱정된다. 그래서 깨운 거야. 그래도 힘들면 말해주렴. (91~92쪽, 수업시간에 자는 학생에게)

  • 적정 거리두기는 중학생과 잘 지내기 위한 필수조건이다. (98쪽) 나만의 원칙은 묻고 싶은 질문이 다섯 개라면 한 개만 묻는 것이다. (101쪽)

  • 너의 이런 잘못을 보니, 내가 너무 속상하고 너의 앞날이 걱정돼서 내가 잠을 못 이루겠고. (106쪽, 학교를 오기 싫은 아이에게 인정에 호소하며)

  • 공부 잘하는 척, 돈 많은 척, 힘센 척. 이 세가지 잘난 척만 하지 않아도 아이들과 동화되는 데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이다. (138쪽, 중학생이 생각하는 모범생의 기준)

  • 혈기 왕성한 아이들은 오늘 따지고 내일 따지고 모레 또 따져도 기력이 남아돈다.(145쪽, 늘 억울한 중학생)

  • 3월은 새 학기라 버틴다. 4월은 이제 적응돼서 학교생활에 재미 좀 붙였으니 그냥 한번 버텨본다. 5월은 여러 가지 행사로 며칠 학교를 빠지니 그 낙으로 버틴다. 6월은 버텨낼 명분이 전혀 없다. 버텨야 하는데 날씨는 불쾌하고 하라는 것은 많으니 짜증만 난다. 그리고 극혐하는 시험도 다가온다. 6월에는 중학생을 조심하세요. 이들이 가장 날카로워지는 시기거든요. (180쪽)

  • 세상이 달라진 것인지 내가 유교걸에 꼰대인건지 아리송하지만, 현금이 오가는 암묵적 거래와 받은 만큼 준다는 아이들의 사고방식이 내 상식에선 이해하기 힘들다. (183쪽, 생일선물을 현금과 문화상품권으로 주고 받는 아이들)

  • 퇴근했는데 입에 인스턴트 간식을 급하게 집어넣고 가방을 바꿔 메고 곧장 다른 직장으로 한 번 더 출근하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다. 그러면 아이를 볶고 싶은 마음이 조금 진정된다. (211쪽)

  • 오늘 날씨처럼 네 모습이 참 밝네. 보기 좋다. 오늘 날씨처럼 네 모습이 참 참하다. 예뻐. 중학생은 구체적인 행동을 언급하며 논리적인 말투로 칭찬하는 걸 매우 싫어해요. 되도록 간결하고 짧은 칭찬이 좋아요. (219쪽)

  • 인생은 원래 그런 거야. 앞으로 살면서 힘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이런 걸로 슬퍼해. (225쪽, 슬퍼하는 중학생에게 절대 하면 안 되는 말)

  • 3위: 오늘 학원 쉬어.

2위: 괜찮아.

1위: 네가 최고야. 잘했어.(227쪽, 중학교 1학년 가장 듣고 싶은 말)


저자가 기록해 놓은 여러 가지 일화들을 보면서 얼마나 아이들에게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새삼 느껴졌다. 그리고 그들과 멀어지게 될까봐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고 오히려 거리두기를 하는 모습이 사춘기 학부모와 같지 않을까 싶다. 중학생도 몸만 큰 아이인지라 마음도 아프고 그 아픔을 헤아려주지 못하는 환경에서 자라서인지 여러 가지 이유로 요즘 '분장'이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분장이 화장인가 싶어서 다시 보니, 분노조절장애를 그렇게 부른다고 한다. 누구보다 성장통을 앓고 있는데 옆에서 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서 모두 힘든 상황일 것 같다. 어른으로서 해 줄 수 있는 것이라면 그저 따뜻한 눈길이 아닐까 싶다.

마음의 성장통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약은 따뜻한 관심이다. 주변 어른들과 친구들의 관심은 몸과 마음이 아픈 중학생을 치유할 수 있는 최고의 처방전이다.

165쪽

*미자모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작성했습니다.

#가끔은발칙한중학생의세계, #중학생활, #박금주, #프리즘, #부모교육, #사춘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