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베르 씨, 오늘은 뭘 쓰세요?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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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에서 너무 유명한 프랑스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에세이다. 제목처럼 베르나르는 정말 열심히 '개미'처럼 글을 30년간 써 왔다. 매일 8시부터 12시 30분까지 아주 규칙적인 글쓰기로 써 왔고, 자신의 작가로서의 인생을 중간 정리하는 느낌으로 이 책을 쓰지 않았을까 싶다.

   그의 대표작인 '개미'를 비롯하여, '타나토노트', '아버지들의 아버지', '나무',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파피용', '신' 등은 다 읽어보지는 못했더라도 제목만큼은 들어봄직한 책들이다.



  이 책은 작가 주변 인물과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소설 속에서 구현되었는지 어릴 적부터 예순 살에 이를 때까지 그 과정을 잘 보여준다. 글쓰기가 그에게는 두려움이 존재하지만, 창작의 고통을 넘어 그는 글쓰기 과정을 너무나도 즐기고 처음부터 다시쓰기를 주저하지 않으며 이를 통해서 심리적 안정감과 치료 효과까지 봤다고 한다.

   476쪽 중에 거의 반 정도가 '개미'가 어떻게 탄생되었는지를 다루는 것을 보아 작가가 이 작품에 대한 애정 정도가 느껴진다. 8살 6개월 8장에서 시작해서 29살 1500여 페이지에 이르는까지 '개미'는 버전 A부터 시작해서 버전 Q까지 고쳐쓰기가 아닌 처음부터 1500쪽이나 되는 것을 다시쓰기로 했다니 혀를 내두르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 출판 단계에서 350쪽으로 줄여서 나온 것이 '개미1'이라고 한다. (개미는 한국어판으로 총5권까지 출간되었다.) 마지막 옮긴이의 말에서 보니 원제는 '개미의 회고록'이라고 한다. ​​


베르나르는 9살에 강직척추염을 진단받으며 평생 누워 지낼지, 앉아서 지내야할지를 어린 나이에 고민을 해야하는 운명을 받아들였다. 13살에 만난 친구로부터의 요가, 명상을 배우고, 35살에 수호천사 만남을 계기로 최면, 사후 세계에 몰두하며 그가 바라보는 세상을 엿볼 수 있다.

<1+1+3>

각자가 지닌 재능을 단순히 합했을 때보다 그것들을 유기적으로 결합했을 때 우리는 더 큰 힘을 발휘한다는 의미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각각의 요소를 단순히 더했을 때보다 그것들을 융합했을 때 더 큰 가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철학적 해석 또한 가능하다. (47쪽)

나는 거리를 두고 세상을 바라보려고 애썼다. 우리와 너무도 다른 사고 체계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면서 가급적 판단하지 않으려고 했다. (239쪽)

뭔가를 남에게 주는 순간 그것은 진정으로 자신의 것이 되는 법이다. (447쪽)


   작가 자신에게 영향을 준 프랑스 작가나 책 이름이 많이 거론되는데 친절한 각주 설명에도 프랑스어로 되어 낯선 것이 많았다. 하지만, 작가의 남다른 한국에 대한 애정이 책 여러 군데에서 나와 프랑스어에 대한 이질감이 상쇄되었다. ​​


* 미자모 네이버 카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기증받아 리뷰를 솔직하게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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