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과 나 - 배명훈 연작소설집
배명훈 지음 / 래빗홀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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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터에서 보람을 얻었고, 닫혀 있던 세계가 조금씩 열렸다. 혼란스럽기만 하던 나나의 우주가 마침내 질서를 회복했다. 마음이 차분히 가라앉았고 아무 감정도 함부로 배설되지 않았다.”(145쪽, 행성봉쇄령)

화성에서의 노동과 삶

화성에서의 삶을 상상하게 만드는 그간의 글들을 떠올려본다.

SF에 대한 긴 독서 경험은 없으나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눈에 띄게 발전한 기술, 달라진 환경 말고 내 기억에 남는 진짜 삶이 있었던가.

배명훈 작가의 <화성과 나>는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SF 소설임에 틀림없다.

노동, 사랑, 음식, 상실, 두려움 등을 촘촘하게 적어놓은 이 작품들은 화성에서의 삶을 미리 경험한 이의 노동 일지 같기도 하고 일기장 같기도 하다.

살아남는 것이 기적이 되는 곳, 아는 맛을 포기해야 하는 곳. 화성 그곳에서의 사람들을 크게 확대해 그리는 이 책은 그 어떤 기술보다도 우주를 가깝게 내 옆에 데려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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