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미래에 당신이 없을 것이라고 - 목정원 사진산문
목정원 지음 / 아침달 / 2023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의미와 유의미. 기억.

활자와 사진을 읽어내려가며 떠오르는 내 안의 활자들. 나는 무엇을 기억하고 새기기 위해 저 단어들을 적었는지. 기억 하나 감정 하나 손에 쥐려고 해도 흩어져 버리는 모래알, 물, 먼지처럼 없어져 버리니 나는 다급하게 몇 글자만 주워 적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

망막에 새기고 싶은 풍경을 담아내지 못해 아쉬워하는 마음이 이곳에 있다. 미래 언젠가 끝내 상실할 것이 분명한 사랑하는 이를 미리 떠올리며 ˝두고 오고 싶지 않았습니다. 갖고 오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귀퉁이에서 바라본다. 놓친 후에야 뒤돌아보는 나의 지나간 마음들이 분명하게 그곳에 함께 놓여있다.

작가는 시인의 눈을 가지고 시어를 쓰듯 나에게 말한다. ˝이 답장은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이 말은 매 순간 조바심을 내며 종종거리던 나를 잠시나마 멈추게 한다. 나 또한 그 옆에 서서 숲을 바라본다. 사진 속 숲과 내 망막에 새겨지는 숲은 같을 수 없을 테지만. 우리 사이에 지나간 시간은 각자에게 남을 테니. 기억하고 기록한다는 사실은 같을 것이라는 단순한 그 사실이 위로를 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