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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못 버린 물건들 - 은희경 산문집
은희경 지음 / 난다 / 2023년 8월
평점 :
물건이 말을 한다. 작가가 들어준다.
아니 그 반대던가? 작가가 말을 한다. 물건이 들어준다.
정든 물건을 하나씩 꺼내서 구경시켜주는 친구 옆에 앉아 물건들에 깃든 이야기를 듣는 것. 이 책을 읽는 것은 그런 기분이 되는 일이었다.
오래된 물건을 기필코 정리해야지! 매서운 눈으로 서랍을 뒤지다가도 그 물건에 담긴 추억을 발견하면 어느새 눈썹이 팔자로 풀린다. ˝에휴 여기에 있었구나 너와의 일, 나는 다 기억하지.˝ 하고 바닥에 엉덩이를 붙이고 차분히 먼지를 털어가며 물건들을 만난다.
이런 일은 나에게 자주 있었으니 이 책의 오래된 물건들이 나에게도 귀하게 보일 수밖에.
- 오래된 물건들 앞에서 생각한다. 나는 조금씩 조금씩 변해서 내가 되었구나. 누구나 매일 그럴 것이다. 물건들의 시간과 함께하며.(11쪽) - P11
- 글을 쓰는 것은 나의 내면을 남에게 내보이고 또 설득하는 일이다.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124쪽)
- P124
- 함께한 시간과 삶의 궤적이 담겨 있어 쉽게 버릴 수 없는 물건들.(157쪽) - P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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