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소감 - 다정이 남긴 작고 소중한 감정들
김혼비 지음 / 안온북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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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때로 이 '기본'이라는 지나치게 확고한 단어는, '기본' 바깥 사람들의 저마다 다른 맥락과 상황을 쉽게 지우기도 한다.(김혼비, 다정소감 103쪽)
• 게다가 '기본'이라는 단어에는 기본에 미치지 못하는 한 부분을 그 사람의 전체로 확장해버리는 힘이 있다.(김혼비, 다정소감 103쪽)

🙏

수학을 잘 하지 못했다. 문제 풀이의 1단계까지는 어찌어찌 다가가는데도 2단계 3단계까지의 깊은 사고가 필요한 응용 수학은 나로 하여금 문제 풀이집을 펼치게 했다. 나중에 공학을 전공하면서도 자주 문제 풀이를 엿보고 훔쳐보고 외워보기도 하고 그랬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사유하는 과정이 자유자재로 깊게 넓게 멀리 나아가는 작가님들의 글을 읽게 되는 날에는 참지 못하고 그들의 문제풀이집을 미리 훔쳐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김혼비 작가의 글을 좋아한다. 사유의 겹이 1단계에서 2단계, 3단계로 나아가는데 매번 그 과정에 생각지 못했던 감동과 이야기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홀쭉한 입구에 들어섰다가도 어느새 넓은 광장을 만났다가 다시 홀쭉한 정반대의 출구로 나오는 기분이랄까.

결론은 김혼비 작가에게 축구도 배우고 싶고 책 읽는 법도 배우고 싶고 생각하는 법도 배우고 싶다. 미래의 그녀가 할 생각도 그녀가 쓸 글도 모두 훔쳐보고 싶은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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