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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나쁜 부자들 - 부자들의 99%는 나쁘다
안재만 지음 / 참돌 / 2013년 7월
평점 :
품절


1. Prologue

 

2011년, 나는 나꼼수와 청춘콘서트를 만난다. 그냥 착하게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올 거라는 낙관적인 믿음을 갖고 살던 나에게 굉장히 억울한 깨달음을 주었던 고마운 이들이다. 이 나라의 소위 권력층이란 사람들이 얼마나 부패했는지 그 속에서 청춘으로 살아남기 위해 정신적으로 어떻게 무장해야 할지 많이 생각하게 했었다. 그러던 중 새로운 정부가 출범했고 나의 정치적 식견이라는 것이 너무도 미미한 것이었구나 하고 다시 나만의 밀실로 숨어 들어가고 있던 차였다.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지도 어언 반 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이 책을 만난 건 뭐랄까? 사그러들던 사회에 대한 내 관심의 불씨를 지피기 위한 노력이랄까? ㅋㅋ

제목만 보고 '나쁜 부자놈(?)'들에 대한 고발이구나 추측하고 책의 중간 어디쯤을 촥하고 펼쳤는데 음... 거기엔 이런 내용이 있었다. 명함을 두 개 이상 파라? 합법적인 범주 안에서도 뒷돈을 챙길 수 있다;; 뭐 이런 느낌? 으잉? 이건 내가 원하던 내용이 아닌데;; 여기에서 이 책 읽기를 포기해야하나 어쩌나 하다가 에잇 하고 읽어가기 시작했는데 왜 하필 내가 처음 편 부분이 저런 부분이었을까 하마터면 많은 내용을 놓칠 뻔했구나 하는 안도감이...

 

한국의 아름다운 자본주의는 을들의 시체 위에 놓여 있다. 밑에서는 시체 썩는 냄새가 나지만 위에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경제성장의 축배를 들고 있다. (27쪽)

 

 

2. 지하경제와의 전쟁 - 나쁜놈들 전성시대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였던 시절, TV토론회에서 지하경제란 말을 잘못 사용했다가 된서리를 맞은 적이 있었다. 그땐 사실 나도 지하경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몰랐고 지하경제를 활성화 시켰다가는 뭔가 큰일이 나나보구나 정도만 생각했다. ㅋㅋㅋ 근데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박근혜 정부는 지하경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이명박 정부를 지나면서 국가 부채가 어마어마한 규모가 되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고 이런 점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게다가 박 대통령은 기존 당의 이미지를 벗고 상당부분 복지에 힘을 쓸 것임을 약속했다. 그렇다면 세수확보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고 이것을 기존에 열심히 세금내던 국민들에게 더 뜯어내는 것은 누가 봐도 가혹하므로 어둠 속에 묻혀 있던 돈을 끄집어 내려는 노력은 당연한 귀결이다. 이러한 지하경제의 양성화는 내 눈에는 너무도 불가결한 것인데 '있는 자'들의 눈에는 쓸데없는 짓이고 자신들의 기득권을 빼앗아가려는 것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나보다. 필자는 이렇게 전한다. "진짜 지하경제와 전쟁을 치르게 되면 박근혜 정부는 노무현 정부 이상으로 '있는 자'들로부터 공격받는 정부가 될 것이다"라고.

 

정당하게 살면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생기는 사회는 가능성마저 잃게 된다는 것을 윗분들은 아실는지.(124쪽)

 

3. 가진 자들의 횡포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게 된 것은 초반에 나온 '어느 청년 편의점주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 때문이었다. 사실 나처럼 투명한 지갑을 들고 꼬박꼬박 누군가 쥐어주는(?) 돈을 갖고 아둥바둥 사는 사람은 가진 자들의 횡포를 직접적으로는 느끼지 못한다. 간접적으로 박탈감을 느끼며 살 뿐이다. (최근 너목들이란 드라마를 보면서도 힝; 없는 사람이 고용하는 국선전담변호사는 절대 저렇게 열심히 변호해주지 않을 거다. 결국 법도 있는 사람들 편이구나 하는 걸 느끼는 뭐 이정도;;) 그런데 이 청년 편의점주의 자살 이야기는 내가 미처 보지 못한 이세상의 아픈 부분을 보게 해 주었다.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갑을관계는 하루이틀 일이 아닐 것이지만 한 청춘을 끝으로 몰고간 횡포는 너무도 가혹한 것이었다. 남양유업 사태가 공분을 일으키고 권력을 남용하는 그들의 모습에 분노를 터뜨리면서도 그들의 영원한 '을'로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심정을 이해하지는 못했었다. 이제 조금은 더 가까이에서 그들의 아픔을 살필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 우리동네 파리바게뜨, 미니스톱... ㅠ)

청춘콘서트에서 안철수 씨와 박경철 씨가 우리나라의 이상한 기업행태에 대해 말했을 때, 가진 사람이 더 가지려하는 질낮은 우리나라 재벌들의 졸부근성에 혀를 내둘렀던 기억이 있다. 이 책에서도 그와 비슷한 재벌들의 일감 몰아주기, 조세피난처, 정부에 대한 로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어떻게든 내가 가진 재산을 떼어먹히지(?) 않고 자식에게 증여하려는 재벌들의 눈물겨운 사투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조세피난처는 이 책에서 제일 흥미로운 부분이었는데 가장 최근의 이슈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다. 최근 jtbc 썰전에서 전두환 전대통령 자택 압수수사에서 발견된 불상을 옮기는 사진이 이 주의 사진으로 소개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는데 그들의 기상천외한 재산지키기가 어떻게 발전할지 기대가 된다.

 

독자들도 여러 번 봤을 것이 뻔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대표 사례인 영국 이튼 칼리지 졸업생 2000명 전사 사건. (...)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둘째 손자이자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손도 이 이튼 칼리지 출신이며,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했다. 우리는 과연 언제쯤 그들의 희생을 볼 수 있을까? '나 혼자 생고생하고 있다'는 믿음이 일반인들 사이에서 만연해지면 그 사회는 결국 무너진다.(216쪽)

 

4. Epilogue

저자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으려 고군분투한 느낌이 든다. 나와 같이 나쁜 부자들의 실체를 알고 비판하고자 하는 사람과 동시에 지금부터라도 나쁜 부자들처럼 살아 재산을 불리고 싶은 사람이 모두 이 책을 읽고 만족하게 하고 싶었달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이 한 편 한 편은 살아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엮이는 과정에서 죽어버렸단 느낌이 들었다. 전체를 하나로 녹이는 느낌이 부족한 탓이다. 그러나 고발적 문체와 인간적인 정서를 동시에 느낄 수 있었던 점은 만족한다.

가장 최근의 이슈까지 다루고 있어 마치 오늘자 신문 칼럼을 읽는 것같은 생생함까지 느낄 수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더 시간이 지나기 전에 읽으시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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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
호아킴 데 포사다 지음, 이의수 옮김 / 인사이트북스 / 2013년 6월
평점 :
절판


*

이 책의 소개에서 99도씨란 제목보다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역시 '마시멜로 이야기'였다. 한때 우리나라에 정말 '마시멜로 이야기'가 열풍처럼 읽혔던 적이 있었다. 마시멜로를 가지고 했다는 실험 얘기는 누구나 쉽게 내놓을 수 있는 일반적인 이야기가 되었다. 그러나 나는 고집스럽게도 그 책을 읽지 않았다. 사실 그 책뿐 아니라 다른 책도 안 읽던 시기이긴 하지만 ㅋㅋ 자기계발서에 손이 오그라드는 성격 탓도 분명 있으리라.

일단 99도씨는 100도씨에서 1도가 부족한 지점이다. 그러나 100도씨가 되는 과정에 있는 것으로 처음엔 절정의 성공 경험으로 가기 전의 최고 몰입 상태 이런 걸 가리키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99도씨는 100도씨가 되지 못한 열정부족 상태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두께가 매우 얇고(170여 쪽, 것도 역자 후기 비슷한 것을 빼면 160여 쪽으로 줄어든다.) 울랄라세션이 녹음에 참여한 오디오북까지 있어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부터 접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

이 책의 주인공 올리버는 7살 때 교통사고로 다리가 불구가 되었다. 고등학생이 되기까지 10여 년을 자신에 대한 열등감과 주변의 시선에 대한 적대감으로 똘똘 뭉쳐 지냈다. 장애가 있다는 것은 올리버가 아무것에도 도전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필란을 만나 점차 세상으로 나가는 법을 배우게 된다. 오웬 선생님 시간에 가창시험을 치르며 줄리엣의 노래를 만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노래에 재능이 있다는 것을 차츰 깨닫는다. 줄리엣과 오웬 선생님의 추천으로 교회 합창대회에 출전하게 된 올리버는 8위라는 성적을 받는다. 근데 그게 끝이다!? 올리버는 그 뒤로 교회를 나가지 않았고 대학에 진학하지 않겠다던 생각을 바꾸고 대학에 진학한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묘한 울림만 남기고 떠난 친구 줄리엣과 앤드류를 떠올린다. 줄 선물이 있다더니 아무것도 주지 않고 떠난 줄리엣, 실험이 특기라더니 알코올램프 위에 삼발이를 놓고 비커에 물을 끓여 온도를 재는 단순무식한 실험을 시킨 앤드류.

이때까지도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건지 잘 잡히지도 않고 아니, 사실 너무 뻔하단 생각이 들었다. 이 아이가 결국 장애를 극복하고 사회 속에 발을 내딛는 얘기겠거니. 이어진 이야기는 예상과 크게 다르진 않았다.

대학생이 된 올리버는 우연히 졸업한 학교에 납품을 하러 갔다가 오웬 선생님으로부터 송페스티벌에 대한 얘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 엄청난 경쟁률을 자랑하는 그 대회에 참가하여 미주전지역에 생방송되는 결승에까지 진출하게 된다. 그러곤 삶의 전부를 바쳐 온힘을 다해 노래를 부릅니다. 끄읕. 99도와 100도의 차이는 결국 자신이 가진 능력을 온전히 뿜어내느냐 그냥 속에서만 끓게 하느냐 정도의 차이가 될까?

 

***

"올리버, 가장 중요한 것이 뭔지 아니? 나 자신을 정확하게 알고,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란다."(107쪽)

나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것이 왜 그리 힘든가? 이것은 앞서 읽은 '한국의 나쁜 부자들'에서 본 내용이 연관된다. 옆사람과의 비교. 그것 때문에 나는 점점 작아지는 것 같다.

 

고통과 고난이 없는 인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나는 "고난 속에 인생의 기쁨이 있다. 풍파 없는 항해는 얼마나 단조로운가! 고난이 심할수록 내 가슴은 뛴다."라는 니체의 말을 더 좋아합니다.(161쪽)

정말 힘들 때는 위와 같은 말이 우습게 들리기도 한다. 풍파 없는 항해... 할 수만 있다면 좋지 뭐 ㅎㅎ 하는 생각이 드니까. 하지만 평소에 저렇게 생각하며 사는 것은 분명 내 마음을 강하게 한다.

 

****

정말 책 느리게 읽는 내가 2시간 만에 읽어낼 수 있었던 책!! 그래서 독서에 흥미 없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 자기계발서인지 소설인지 헷갈리지만 어찌되었든 희망을 주는 이야기! 가볍게 미소 지으며 읽을 수 있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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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철학자 루푸스 - 앞만 보며 살아가는 어리석은 인간에게 던지는 유쾌한 돌직구
안드레아스 슐리퍼 지음, 유영미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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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평은 단순한 구조로 써보려 한다.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 기대가 컸고 그래서 아쉬운 점도 많았던 '고양이 철학자 루푸스'에 대해 이야기 해보겠다.

 

이 책은 이런 점이 좋아요

 

처음에는 표지의 고양이 그림과 제목 때문에 동화책인 줄 알았었다. 그러다가 '앞만 보며 살아가는 어리석은 인간에게 던지는 유쾌한 돌직구'라는 부제덕에 내용에 대한 감이 살짝 왔다.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위트가 넘치는 책이면서 동시에 인류의 긴 역사에 걸친 가르침을 쉽게 전달한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뻔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고양이의 시선에서 전달한다는 전제 때문에 새롭게 받아들이게 된다.

루푸스라는 생각 많은 고양이(대부분의 고양이가 그런다는 설정이지만)가 인간인 주인에게 교훈을 전해주는 데 야옹야옹 촌철살인의 메시지를 전한다.

 

인간의 기본적인 비극은 그들이 무지하게 많은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데 있다고 말했어요. 그렇게 선택한 뒤 인간들은 자신이 다른 것을 선택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두고두고 화를 내고 후회를 하지요. 그리고 모든 것을 되돌리려고 절망적인 노력을 해요. 하지만 정말로 되돌릴 수 있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요. 한번 구멍 속으로 들어가 버린 쥐는 그리 쉽게 다시 나오지 않거든요.(49쪽)

 

절망적인 노력이라... 노력에 대해 쿨하게 저렇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노력에 대한 자기평가에 따라 내 삶의 만족도가 결정되는 게 아닌가 싶으니까. 그런데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말을 하기 위해 루푸스는 과감하게 기회를 놓친 인간들의 노력이 절망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선택의 순간, 최선의 결정을 내리기 위해 우리는 부단히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기적이나 우연도... 삶에서 보아야 해요. 물론 대부분 편하게 이루어지지 않아요. 그래서 결국은 스스로 행복을 데려와야 하지요.(113쪽)

아쉬워하는 것(후회하는 것)은 게으름의 또다른 모습일 따름이니까요.(114쪽)

기다릴 수 있어야 하고 강함은 활용하고 약점은 인정하기만 하면 돼요. 그리고 기회가 주어지면 단호하게 낚아채야 하지요. 적절한 순간이 오래도록 오지 않을 때에도 삶은 계속된다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해요. 그것은 보람 있는 일이에요. 기다리는 동안에는 불필요하고 심지어는 해롭고 위험할지도 모르는 활동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지요.(131쪽)

어쨌든 난 '모든 것이 잘될 수 있었는데' 하며 떫은 표정으로 완벽함을 그르친 요인을 되짚는 것보다 내 인생에 주어진 즐거움을 기억하는 것이 훨씬 더 유쾌해요. 우리 고양이들은 '최선을 다하고 그것으로 기뻐하라'고 말해요.(164쪽)

탐욕스러운 인간은 만족을 몰라요. 쾌락이나 기쁨을 느끼지 못한 채 모든 것을 소유하지 못했다는 고통만을 느끼지요.(170쪽)

 

결국 준비하지 않고 있다가 기회도 놓치고 나서 후회만 하는 인생은 실패라는 이야기고, 강점을 활용하여 상황에 대처하고 그 결과에 대해 만족할 줄 알라고 말한다. 후회를 할 시간에 미래를 준비하자는 게 내 좌우명이었던 적도 있지만 하... 그게 어렵단 말이지. 매번 후회를 하고 다시 다짐하는 게 일곱 번의 생을 산 고양이보다 못한 나의 삶이다. ㅠㅠ

 

이 책은 이런 점이 아쉬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아, 참 진도 안 나가네'라고 생각하면서 읽었다. 왜 이럴까? 분명 쉬운 이야기인데 왜 그럴까? 계속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조금씩 알 것 같았다. 바로 이런 부분 때문에 뭔가 탁탁 걸리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쾌락 추구는 지각 있는 모든 생물의 특징이다'라고 토마스 폰 카친(이탈리아의 철학자 토마스 아퀴나스의 패러디-옮긴이)은 말했어요.

그렇다. 고양이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하다보니 철학사 속의 인물들이 고양이라는 전제로 글을 전개하고 싶어 인물들의 이름을 다 패러디를 해 놓았다. 이런 걸 위트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너무 많은 옮긴이의 역주에 지쳤고 꼭 이렇게 해야만 했나하는 생각에 언젠가부턴 누가 한 말인지는 별로 염두에 두지 않고 넘어가며 읽었다. 그랬더니 훨씬 빠르게 읽혔다. 자세히 보니 인물이름에 cat이 들어가게 패러디를 한 것 같았는데(예외도 있는 것 같지만), 차라리 원문 그대로 옮겨놓았으면 느낌이 더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또 하나 아쉬운 점은 극히 개인적인 것이지만 그래도 서른 앞둔 성인이니 철학책이라면 이 책보다는 강신주 씨 책이 낫겠다 하는 거였고 ㅋㅋ 이 책은 철학을 막 시작하는 학생들이 입문서로 하면 좋을까?? (으잉? 뭐지 ㅋㅋ) 하는 생각을 해 보다가 또 아니다. 오히려 혼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겠다 싶은 생각도 드는 것이. 그냥 위트 있는 자기계발서를 읽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하하하.

 

이렇게 또 한 권 읽고 나니 7월이 어느새 저물어 간다. 루푸스의 애교에 웃음 짓던 독서시간이 그리워질 것 같다. 안녕! 루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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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 한 나라의 행복지수를 뒤바꾼 초대형 심리 프로젝트
앤서니 그랜트 & 앨리슨 리 지음, 정지현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얼마 전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에 대해 수업을 한 적이 있다. 그 글의 전제는 매우 주관적인 행복이라는 것도 수치화할 수 있으며 객관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는 거였다. 행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는 나이나 성별, 재산 같은 개인적인 것도 있고 정치적 상황이나 경제적 상황 같은 사회적인 것도 있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그 글은 아쉬운 게 있었다. 표집집단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열심히 분석은 했지만 어디까지나 결과에 대한 이야기일 뿐, 더 행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야기는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가 - 호주 ABC TV에서 진행한 프로젝트

그런데 이 책은 행복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이야기 해주고 있었다. 내 갈증을 해소해 줄 만한 책이었다. (나는 사실 oo하면 행복해진다는 식의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 오히려 읽는 순간에는 점점 더 불행해지는 것처럼 느껴지므로 - 최근의 관심사를 반영해 한 번쯤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었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진행한 프로젝트의 결과로 OECD 국가 중 호주가 3년 연속 행복지수 1위를 차지했다는 데 시선이 확 꽂혔다. 오호! 긍정심리학이란 걸 토대로 실험을 진행했구만~ 마틴 셀리그만,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는 나름 대학 다니던 시절 심리학 부전공자로서(ㅋㅋ) 익숙한 이름이었다. 그렇다면 한 번 믿고 읽어볼 만 하겠어!

 

 

행복으로 가는 8단계 프로그램

이 책은 위에서 소개한 호주의 TV 프로그램에 참여한 8명의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행복으로 가는 8단계 프로그램을 차근차근 소개한다. 그 8단계를 따라가며 내가 직접 시행해 본 것을 중점으로 이야기 해야겠다. 일단은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반적인 가치가 무엇인지 곱씹어 보았다. 제시된 예 중에서 나는 '성장, 건강, 보상, 자아실현, 기쁨, 열정' 같은 가치들을 중시한다고 생각했다. 이보다 훨씬 중요한 가치들이 많을 텐데 나에겐 와닿지 않는 것들이었다. 그렇다면 나는 목표를 정할 때 위에서 언급한 가치들과 일치하는 목표를 세워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의 설명이다.

그리고 쉽게 흥분하고 화를 내고 하는 나를 돌아보게 했던 부분은 마음챙김 기술 중 '분리 기술'에 대해 설명한 부분이다.

생각을 아예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에 휘둘리지 않고 떠올랐다 사라지는 모습을 그대로 바라본다.(133쪽)

한 두번의 연습으로는 가능하지 않겠지만 내 안에 찾아온 감정을 더 높은 차원에서 지켜보고 객관적으로 두고 관찰한다니 너무 매력적이었다. 가능해진다면 앞으로 내 직장 생활에서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을 것 같았다. 함께 소개된 명상법도 꼭 실행해 보고 싶었다. (사실 나는 책을 무진장 느리게 읽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집중력이 너무 약하다는 것이다. 꾸준한 명상은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니 나에겐 절실하다 ㅠ)

그리고 나의 성격 강점을 파악해 본 활동도 매우 유익했다. 나는 이러이러한 점이 정말 못났어라고 질책만 하기 일쑤였던 나였는데 내 성격에도 뭔가 강점이 있지 않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을 구체화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한참을 머무르며 생각하고 그 강점을 살릴 문제해결방식은 어떤 게 있을까도 함께 고민했다. 내 인생에 자신감과 자존감을 심어주는 좋은 활동이었던 것 같다.

 

 

진정으로 사람들과 연결고리를 만들고 싶다면

이 책은 마지막으로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다며 사회연결망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데 그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을 소개하고자 한다.

상대방의 성공에 경쟁의식이나 질투심을 느끼지 않고, 그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반드시 주변 사람들이 행복해질수록 당신도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 당신이 신경 쓰고 있다는 사실을 상대방에게 알려줄 필요가 있다. 상대방에게 반응하고 접촉하기 위해 그들한테 받은 것을 돌려준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대인 관계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당신이 받고 싶은 것을 상대방에게 주는 것도 좋다. (...) 상대방의 진을 빼놓지 말고 불평하지 마라. 충동적이고 감정적인 행동은 절대 금물이다. 긍정의 에너지를 불어넣는 사람이 되어야 똑같은 사람들과 이어질 수 있다.(223쪽)

사실 위에서 이러지 마라 저러지 마라 하는 것들은 다 내가 지금까지 행해오고 있는 것들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소리라고 할 수도 있지만 별나게 저런 말들이 확 와닿는 거 보면 내 인간관계에 대해 불만족이 있었던 것 같다. 너무 어려운 것이지만 의식이라도 하며 살아야겠다.

 

책을 덮으며 남은 약간의 아쉬운 점

내가 이런 자기계발서들을 읽으면서 많이 했던 생각은 오탈자가 제발 없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무수히 쏟아져 나오는 자기계발서 중에서 퀄리티를 자랑하려면 물론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형식면에서도 완벽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책을 읽다 오탈자를 발견하면 그 순간 책에 대한 믿음이 조금씩 옅어지는 것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도 약간의 오탈자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한 두세 군데?? ㅋㅋ

그리고 나는 다 읽고나니 행복을 과학적인 척도로 측정하고 결과를 도출하는 것에 그다지 흥미를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읽으면서 한 번씩 설렁설렁 읽게 되는 부분이 있었는데 바로 그게 프로젝트의 결과를 과학적인 수치로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이 책에서는 굉장히 강조된 부분이고 실제로 실험의 유용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목이지만 극히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로다가 그 부분이 약간 거슬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읽은 자기계발서로서 중간중간 멈춰 생각하게 하고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을 고안하게 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사실 뜬구름 잡는 듯한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그래서 뭐 어쩌라고! 하기 일쑤였고, 너무 높은 차원의 것을 요구하는 책을 만나면 지금 나보고 그걸 하라고? 하기 일쑤였다. 그런 책들에 비하면 후하게 점수를 주고 싶다. 귀퉁이를 접은 부분은 꼭 다시 읽어 내 인생에 거름으로 줄 거다. 냠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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