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병은 그 자체로도 어여쁘지만 햇빛을 받으면 더욱 아름다워진다. 유리병이 아름다운 것은 섬세하고 연약한 물성을 지녔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것처럼 견고한 표정을 짓기 때문이다. 그것은 구겨졌다 펴지는 대신 차라리 산산이 부서지는 성질을 지녔고, 차갑고 매끄러운 표면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도도하고 관능적이다. - P53
하지만 이제 나는 쓸모없는 것들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 P59
슬픔이 단 한 사람씩만 통과할 수 있는 좁고 긴 터널이라는 걸 깨닫게 된다. - P132
미래를 알려준다고 써 붙여놓고는 볼 때마다 부재중인 점집을 지나면서 미래는 역시나 영영 알 수 없는 것인가 보군, 생각했다. - P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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