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사람은 혼자다 - 결혼한 독신녀 보부아르의 장편 에세이
시몬 드 보부아르 지음, 박정자 옮김 / 꾸리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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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아스는 왕의 정복전쟁을 막고자 그의 원정에 질문을 던진다. 맨 먼저 그리스를 정복하자는 말에 ˝그 다음에는?˝ 하고 묻는다. 왕은 아프리카를 손에 넣자 한다. ˝그 다음에는?˝ 인도까지 가자. ˝그 다음에는?˝ 휴식하기로 하자. ˝왜, 지금 당장이 아니고?˝ 결국 돌아올 것이라면 왜 시작하겠느냐는 논리다. 궤변인 것 같으나 왕의 열의에 찬물을 끼얹기에는 충분했으리라. 우리는 지금도 이런 굴레에 빠지곤 한다. 이는 실패할 거라면 왜 시작해야 하는가 싶은 허무의 굴레가 되기도 하고 대입, 취직, 은퇴 뒤의 허망함이 되기도 한다. 인간은 끝없이 자신의 의식을 어딘가로 보내어 그곳에 닿아야만 세계 안에서 존재할 수 있기 때문에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 보부아르는 인간이 목적의식으로 나아가는 존재라는 말로 시작해 그 의식으로 인해 세계가 구성되는 과정, 나아가 개인의 자유가 부딪히는 필연까지 기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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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흔히 자기가 열망하던 목적에 도달한 인간이 느끼는 권태를 묘사한다. 그다음에는? 인간은 채워질 수 없는 존재이다(..…)모든 주어진 것을 지양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의 조건이다. 도달하자마자 인간의 충만성은 과거 속으로 떨어지고 만다. 발레리가 말하는 "영원히 미래인 구멍"을 쩍 벌려놓은 채. - P38

"너는 나로부터 생명을 받았다"고 아버지는 아들에게 복종을 요구하며 말한다(….)그러나 아이는 알고 있다. 이 세상 속에서 자신이 현존해 있음에 의해서만 그에게 세계가 있다는 것을. - P103

사람은 누구나 타인의 운명을 부러워하지만, 어느 누구도 타인이 되는 것을 받아들이지는 않는다고 몽테스키외는 결론지었다. - P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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