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이닝>은 숲 속에서의 짧은 여정을 묘사한다. ‘나‘는 왜 숲속까지 차를 몰고 왔는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저것은 무엇인지 아무것도 분명하지 않다. 모호함 속에서 내가 차를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 차가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인지 따위의 무의미하고 반복적인 의심을 이어나간다. 모호함을 스스로 만들어내며 명료해지기를 거부한다. 아무도 ‘나‘의 물음에 정확히 답해주지 않는다. 눈 내리는 숲 속에서의 여정은 순간 자체로 존재한다. 의미를 갖기를 거부한다. 욘 포세는 장면과 장면의 끄트머리를 겹쳐서 반으로 접는다. 그 다음 장면도, 그 다음 장면도. 겹쳐진 부분이 점점 작아지면서 ‘나‘는 앞으로 나아간다. ‘나‘의 드라이브가 목적지를 갖지 않았던 것처럼 이야기도 종착지를 정하지 않는다. 다만 이것이 죽음으로 가는 빛의 터널이거나 그에 준하는 꿈, 환상이라는 추측은 해볼 수 있다.https://tobe.aladin.co.kr/n/228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