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에서 빌렸다가 얼른 덮어버렸다.빨리 읽는 건 이 책에 대한 죄악 같았다.며칠 뒤 서점에서 도착한 책을 여행길에 가지고 갔다.아무데나 펴서 다시 한 문장씩 음미했다.오랫동안 천천히 느끼고 싶었다.작가가 들이마시고 내쉬는 독일의 약간 찬 공기를,무성하게 정원을 뒤덮은 녹음을,오두막을 가득 채운 책의 냄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