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 이하의 날들
김사과 지음 / 창비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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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에 발표한 김사과 작가의 산문집. 20대에 쓴 글을 엮었다고 한다(지금 그는 30대이다).
소설 속에서 작가는 페르소나를 대신 내세울 수 있지만, 산문에서는 그럴 수 없다. 사정이 그러하니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날것으로 드러내게 된다. 여기서 ‘방식‘이란, 어떤 대상을(what) 어떤 어휘로(how) 표현할 것인지를 말한다. 작가의 업은 수많은 어휘 중 원하는 것을 골라내는 일이기도 하기에. 허구를 쓸 때보다 위험한(?)작업이다. 어렸던 자신의 글을 세상에 내놓는 일은 더욱 그러하다.

나는 김사과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 있고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다. 즉 이 책이 그의 첫인상이다. 첫인상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고슴도치‘였다. 책 전체가 염세와 사춘기적 냉소로 가득했다. 어디를 넘겨도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고 있는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대에 쓴 글이니 젊은 아웃사이더의 혈기가 넘치는 것도 그럴 만 하다. 지금이라고 별로 다를 건 없을 것 같다. 작가 스스로 안티백서임을 드러낸 일을 생각하면 말이다. 매스컴들이 하나같이 묘사하듯이 그는 반항적인 사람이다. 나는 이 책을 집어들 때 젊은 예술학도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글쓰기에 관해서는 어떤 태도로 임했는지 등이 궁금했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펼치자 8할은 사회비판으로 들어차 있었다. 역시 책은 제대로 읽어보기 전까지는 실체를 모른다. 꽤나 스릴이 있는 여가생활이다.

https://tobe.aladin.co.kr/n/8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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