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에 발표한 김사과 작가의 산문집. 20대에 쓴 글을 엮었다고 한다(지금 그는 30대이다).소설 속에서 작가는 페르소나를 대신 내세울 수 있지만, 산문에서는 그럴 수 없다. 사정이 그러하니 자신이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날것으로 드러내게 된다. 여기서 ‘방식‘이란, 어떤 대상을(what) 어떤 어휘로(how) 표현할 것인지를 말한다. 작가의 업은 수많은 어휘 중 원하는 것을 골라내는 일이기도 하기에. 허구를 쓸 때보다 위험한(?)작업이다. 어렸던 자신의 글을 세상에 내놓는 일은 더욱 그러하다.나는 김사과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 있고 작품은 읽어본 적이 없다. 즉 이 책이 그의 첫인상이다. 첫인상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고슴도치‘였다. 책 전체가 염세와 사춘기적 냉소로 가득했다. 어디를 넘겨도 고슴도치처럼 가시를 세우고 있는 작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20대에 쓴 글이니 젊은 아웃사이더의 혈기가 넘치는 것도 그럴 만 하다. 지금이라고 별로 다를 건 없을 것 같다. 작가 스스로 안티백서임을 드러낸 일을 생각하면 말이다. 매스컴들이 하나같이 묘사하듯이 그는 반항적인 사람이다. 나는 이 책을 집어들 때 젊은 예술학도가 무슨 생각을 했는지, 글쓰기에 관해서는 어떤 태도로 임했는지 등이 궁금했다. 그러나 막상 책을 펼치자 8할은 사회비판으로 들어차 있었다. 역시 책은 제대로 읽어보기 전까지는 실체를 모른다. 꽤나 스릴이 있는 여가생활이다.https://tobe.aladin.co.kr/n/85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