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의 온도 현대문학 핀 시리즈 에세이 4
정다연 지음 / 현대문학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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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의 온도’ 정다연 시인의 에세이를 만났다. 전혀 들어보지 못했던 생소한 시인지만 이 책을 통해서 좋은 친구를 만나는 기분이고 그녀의 삶의 질감들이 나에게도 전해져서 나의 과거가 끄집어내지고 짧은 그녀의 일상의 기록과 생각들을 만나며 나도 쉼표를 만들며 잠시 나의 질감으로 바꾸어가는 과정을 누린 나름 나에게 문자적인 읽기를 넘어 작가와 대화하며 생각을 물음표와 결을 나누는 시간으로 느껴지게 만드는 책이다.

젊은 감성이지만 혹자가 말하는 MZ스럽지 않다. 그녀의 일상은 단조롭지만 의미가 있고 그녀를 둘러싼 세상을 만날 수 있다. 그녀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한참을 답을 찾지 못했다는 그녀는 자신의 직업을 시인이라고 명명한다. 시인 정다연의 에세이집이다. 그녀의 시가 읽고 싶어질 정도로 글은 간결하지만 묵직하기도 여운이 있기도 시적인 그녀의 감성의 글들에 나름 홀딱 빠져들게 만든다.

그녀의 일기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기분이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내가 사랑하는 것들에 대해 말하는 걸 두려워한다’ ‘그러나 이 책을 쓰는 동안에 용감해 지려고 한다. 그렇다 나도 마음속 깊이 소중한 것을 꺼내 보이는 것이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그녀의 에세이를 읽어가면서 소위 그녀의 스펙이나 가진 부를 내세우지 않는다. 소중한 친구가 있고, 서로를 잘 이해해 주는 반려견 밤이가 있고 시인으로 살아내기 위해 일상을 비범하게 또렷하게 세밀하게 또한 다정하게 써 내려간다.

이 책을 써 내려가던 시간만큼 스스로에게 다정했던 순간은 없었다는 생각이 든다.

글을 쓰면 자신에게 다정해진다. 좀 신선했다. 왜 우리는 글을 쓰는가? 나의 일상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또는 나의 삶을 반성하기 위해, 감정 쓰레기통 같은 느낌의 글들을 나는 주로 쓰는 것 같다. 그래서 다시 내 글을 들춰보는 것이 부끄러워서 다시 보는 용기가 안 나는데~ 나에게 다정해지기 위해 글을 쓴다. 글의 후반 편에도 다른 사람들에게 손 내밀고 따뜻하게 구는 것은 비교적 쉬운데 우리는 자신에 유독 가혹하게 굴 때가 있다. 이 책을 넘겨가며 나도 다정한 글쓰기와 나를 좀 더 다정하게 대할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곱씹게 만든다.

사랑하려고 한 게 아는데

사랑하게 된다면

괜찮아

나도 그랬는 걸

내 글은 공룡

넘어지지 않기

위해 우리는 서로를

꽉 잡으며 나아갔다.

4가지의 나름 큰 주제에 거 각각 소제목들 있고 그 안에 3~5페이지 분량으로 그녀의 삶들이 살아 숨쉰다.

<겨울을 건너가는 방법>

나는 겨울을 싫어한다. 추위를 많이 타는 성격이라서 그런가 뭔가 너무 둔해지고 삶의 생기를 잃어버린 시간이란 생각이 들기 때문에 빨리 봄이 와라, 여름이 와라 외치는 편이다. 하지만 작가의 글을 만나며 겨울도 소중한 생각이 들었다.

모든 자연물이 다가올 계절에 대비하며 한 템포 쉬어가는 겨울도 나는 무척 좋아한다.

그녀는 겨울을 지난 삶을 반추하며 숨을 고르며 가치치기하는 시기로 여겼다. 모과청을 정성스럽게 만들며 겨울과 친해지는 준비를 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도망갈 수 없다면 잘 즐길 수 있는 방편을 생각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생각이 들며 나도 따뜻한 책과 함께 생각이 여물어지는 시기로 삼아야겠다 다짐하게 된다.

<딸과 엄마>

엄마와 성인이 된 딸과 살기는 어려운 것일까? 엄마의 인생의 서사를 이해한다. 하지만 그녀의 일상에 자꾸 균열이 생기고 생채기가 생긴다. 하지만 엄마의 존재가 자신을 지지해 주고 안락한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딸의 입장에서 보면 엄마의 요구나 서운함들이 성가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며 엄마의 입장이 되어 보기도 딸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한다. 나이가 드는 그동안 케케묵은 엄마에 대해 어려웠던 감정이 나도 인생을 살아보니 이해되고 결이 맞아지게 된다. 나의 딸들과의 관계에서도 너도 커봐라~ 기다리면 현인의 엄마가 되어야지 다짐해 본다.

<선물하는 기쁨>

저자는 선물하기를 즐기는 편이고 친구들 사이에서 선물 장인으로 불린다. 그녀는 안목은 그녀의 지인들에 대해 사랑 담은 관찰력과 일상의 대화를 떠올리며

선물 받을 사람이 무엇이 어울리지 고심하고 만들어내는 결과이다. 마음이 부끄러워졌다. 내가 좋아하는 것은 기가 막히게 잘 아는데 다른 사람의 선물을 고르기란 쉽지 않다. 생각해 보니 경제적인 이유로 남편에게조차 선물을 준 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저자는 단순히 비싼 선물보다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며 보이게 될 소소하지만 요긴하고 좋아할 만한 선물을 나도 보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외에도 그녀의 책을 넘기며 나에게 물음표, 공감등으로 이 책을 읽어 나아갔다. 한 장 한 장 넘기며 그녀의 필력에 감탄하게 된다. 사소한 일상을 마법가루처럼 아름답게 수놓고 있는 그녀의 일상을 통해 나의 삶도 조금씩 새로운 시각과 마음으로 바라봐야지 다짐하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는 에세이다.

선물로도 좋은 책이다! 청년에게도 장년 노년에게도 반추와 아름다운 글에 폭 빠질 것이다. 옆에 두고 야금야금 먹으며 나의 에세이로 변신시킬 수 있다.

그녀의 시인으로 글들이 기대된다. 나도 그녀의 일상과 생각이 나눔으로 이 겨울 나의 마음의 온도도 많이 올라갔다. 또한 배려심이란 단어가 내마음에 콕 박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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