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아름다운 나태주의 동시수업 작고 아름다운 수업
나태주.나민애 엮음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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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 시인 많이 들어 봤지만 그분의 시에 대해 아는 게 없다. 함축적 은율보다는 직관적인 소설이나 에세이를 선호해 왔다. 그래서 시를 잘 접하지 않았던 거 같다.

어디선가 육아서를 통해 시를 어려서부터 많이 읽어주고 함께 읽어 나가라는 조언에 수긍하며 한참 시에 기웃하면 마음을 둔 적도 있었다.

특히 학창 시절에 배운 시들은 일제강점기의 암울하고 그 처연한 슬픔 감성이 너무 진해서 시를 사랑할 수 없었다. 또한 학습에서 만난 시는 더더욱 기피하게 만든 요소들이 있었다.

그럼에도 동시라는 제목이 퍽이나 맘에 와닿다. 가을에 아이들과 한 장씩 소리 내며 음미하고 싶었다. 그래서 소중하고 아름다운 시를 만나게 되었다.

나태주 시인은 1945년생이시다. 커버 페이지의 케리 컬처를 통해 만난 할아버지. 왠지 우리에게 좋은 것을 나눠주고 싶어 하는 따뜻한 미소를 짓고 있다. 그분이 좋아하는 동시를 묶고 그 분야의 교수님이신 장성한 따님이 짧은 화답식의 글귀는 시에 대한 궁금의 실마리를 풀어주기도 하고 그 시에 대해 좀 더 깊은 여운을 느끼게 해주었다.

동시가 주는 느낌은 시각적, 청각적, 공감각적이다. 단순하지만 아이에게 읽어주면서 맞장구를 치기도 하고 혼자 생각에도 잠기게 되었다.

아침마다 아들 밥 먹을 때 읽어 주었다. 먼저 목차를 보고 맘에 드는 시도 골라보고 그날 쭉 차례로 읽어가기도 했다. 시는 입 밖으로 내야 제맛이다.

시들은 춤을 추고 노래도 부른다. <구슬비> 송알 송알 싸리입에 옥구슬~ <꼬마 눈사람> 한겨울에 밀짚모자 꼬마 눈사람 <엄마야 누나야> 엄마야 누나야야 강변 살자 등 어릴 적 교과서에서 배웠던 시들, 읽으면 저절로 노래가 되어 흘러나왔다. 아들도 무심히 듣는 거 같더니 왜 안 읽어주냐고? 시를 기다리는 눈치다.

이렇게 시가 쉬운 줄이야~ 그냥 마음에 와닿고 심플해서 너무 좋았다. 뭔 뜻인지 깊은 고민보다는 몸 안에서 저절로 미소 지어지는 동시를 만났다.

왼편엔 여백 가득 하얀 종이에 시가 있고 오른 편엔 나미애 교수님의 짤막한 감상 구절이 적혀 있다.

여백이 많아서 시는 좋은 거 같다.

아들에게 읊어주며 아들과 함께 시도 읊게 되기를 기대한다. 마음에 마구마구 저장된 시들이 많았다.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시, 역시 자연을 관찰한 시도 좋고 자연물에서 얻는 깨달음의 시도 좋다. 가족에 대한 시, 엄마에 대한 따뜻한 품. 그리움에 대한 시도 좋다.

시가 어렵다면 동시를 추천한다. 밝고 사랑스러운 시들을 많이 만나고 운율적 아름다움은 덤이 된다.

아이들과 함께 시를 번갈아 읽어 볼 수도, 아가나 어린아이들에게 읽어 주기에도 좋은 시들이 많다. 머리가 복잡하다면 시를 읽는 것도 좋을 거 같다. 이 책은 아이들을 위한 책이지만 엄마에게도 좋은 시이다. 나름 익숙한 시들도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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