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지가 왔습니다
조피 크라머 지음, 강민경 옮김 / 흐름출판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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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지가 왔습니다> 민트향을 품고 날아든 소설책이다. 갑자기 영화 <유브 갓 메일>이 떠오른다.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결국 만난다는 서사가 유사하지만 조금 다른 스타일의 소설이다.

조피 크라머는 독일 작가이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지만 독일인 하면 떠올릴 때면 합리적이며 낭만적인 사람들이란 생각이 든다. 라디오 작가이다. 극본을 쓰고 소설과 에세이를 쓰는 작가라서 그런지 읽는 내내 인물들이 입체적으로 살아있고 대화하는 장면이 드라마나 영화에 빠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설이다.

이 책은 이미 베스트셀러에 반열에 오르며 영화화될 계획이라도 한다. 영화로도 충분히 그 매력을 잘 어필하며 인기를 끌 수도 있을 거란 예감이 든다.

이 책의 주인공은 클라라이다. 시작점이 갑자기 사랑하는 연인을 잃고 상실감에 빠져 있는 유능한 그래픽 디자이너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보낸다. 연인을 기억하며 그가 존재함을 기억하려는 방식으로 시작된다. 그 메시지를 수신하는 남자가 있다. 그는 경제계 기자이다.

클라라가 보내는 편지와 그것을 받는 벤, 서로의 이름이 교차되며 그들의 일상과 감정, 생각들이 평행선 구조로 전개된다.

이 책에서 계속 빠지게 되는 부분은 클라라이다. 상실의 아픔 속에서 그는 카티야라는 친구, 그를 격려해라며 지지해 주는 조부모님, 또한 그녀의 엄마와의 관계의 회복하는 과정은 마음을 뜨겁게 해주는 지점이었다. 일찍 아빠가 돌아가셔서 먼저 상실의 아픔을 겪은 엄마에게 클라라는 아빠가 돌아가신 후 자신을 내팽개쳤다고 토로한다.

내가 그때 한 행동이 모두 옳은 일은 아니었다는 것을 나도 안다. 그렇지만 다른 모든 엄마들과 마찬가지로 나도 내 자식을 위해서는 늘 가장 좋은 것만 해주고 싶었다.

엄마인 나로서 찡하기도 하며 그들의 관계의 풀어지는 장면에서 나도 다시 한번 나의 엄마가 이해된다. 인생 살다 보면 버거울 때 자식에게는 짐을 지우고 싶지 않은 마음이 이해된다.

자신이 외롭고 힘들 때 그녀를 위로해 준 것은 그림이고 희망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이었다. 또한 연인을 잃은 슬픔으로 다시 시작하게 된 그림이 그녀를 예술적인 에너지를 뿜게 하고 예술가로서의 삶으로 들어서게 한다. 또한 스벤과 클라라를 만나게 해주는 지점이다.

연인의 죽음으로 시작하지만 힘을 내며 나아가는 클라라의 생동감이 마음이 깊이 남는 책이었다. 무겁지 않고 그렇다고 가볍지 않은 경쾌하며 그윽하고 풍요한 소설이었다.

특히 뤼네부르크, 함부르크항 등의 독일의 지명들과 분위기를 맛볼 수 있었다. 이탈리아 레스토랑, 디아블로 피자 등 독일에 대한 분위기를 살포시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언젠가 가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나른한 봄에 우리의 마음의 예술성을 깨우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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