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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브르 곤충기 4 - 파브르와 손녀 루시의 똥벌레 여행 ㅣ 파브르 곤충기 4
장 앙리 파브르 지음, 지연리 그림 / 열림원어린이 / 2023년 3월
평점 :

곤충은 묘한 존재이다. 곤충이 내 주위에 접근하면 내 몸의 경고등이 막 켜진다. 솔직히 너무 징그러운 존재이다. 아들은 사슴벌레,잠자리도 잡아오고 키우는 아이이다. 함께 곤충 박물관에도 가보지만 적응이 안 된다. 하지만 어려서부터 파브로 곤충기를 많이 읽어 주었다. 책에서 만나는 곤충들은 정말 성실하다. 파브로 아저씨를 통해 곤충들의 입장에서 펼쳐지는 세계가 정말 재미있었다.
이 책은 파브로의 곤충기의 원작을 유치부터 초 저학년 아이들에게 읽힐 수 있도록 글 밥을 줄이고 단순화하고 감성적인 이쁜 그림 삽화를 넣어서 새롭게 각색이 되어 나온 책이다.


장 앙리 파브로 1823년 프랑스에서 태어나 교사로도 일하며 곤충에 매료되어 곤충생태 연구에 전념하며 어린이를 위한 과학 이야기도 저술했다.
신간으로 만나는 파브로는 할아버지가 되어 손녀와 관찰을 한다는 도입부에 살짝 전개된다.

파브르는 30년간 쇠똥구리를 관찰하셨다고 한다. 쇠똥구리가 주인공이 되어 펼쳐지는 이야기가 되려면 정말 쇠똥구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서 쓰는 것이 가능할 텐데, 그의 이야기 방식이 사랑받는 작가가 된 이유이기도 하다. 이야기 형식을 좋아하는 아이들 그래서 우리 아들도 흥미진진하게 이 책을 보고 즐거워 할 수 있었던 거 같다. 교사 경험이 아이들이 좋아하며 배울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하신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파브로 곤충기> 4편은 쇠똥 구리에 관한 책이다.
주인공 왕 쇠똥구리 신기한 손이 똥을 굴려가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직접 본 적은 없지만 삽화와 이야기 형식으로 친근하게 왕 쇠똥구리가 어떻게 똥을 굴리고, 알집을 만드는지에 대해 저절로 알게 해준다. 첫 장의 명언이 떠오르게 하는 대목이다.
물구나무 서기 자세로 똥을 굴리는 왕쇠똥구리의 모습이 자못 신기하고 대단하다. 똥을 야무지게 뭉치고 알을 낳을 수 있는 모래밭 장소까지 열심히 옮기는 모습은 늘 성실함을 배우게 된다.도와주는 척하다 쇠똥을 뺏으려는 다른 쇠똥구리도 만나는 어려움도 겪고 다른 종류의 쇠똥구리를 만나며 그들의 삶의 방식도 듣게 된다.
쇠똥구리의 삶의 질서를 보면 하나도 버릴 게 없다. 소똥은 우리의 입장에서 쓰레기이다 처치 곤란이지만 쇠똥구리에게는 중요한 식량 양식이자 미래를 책임질 소중한 자원이다. 땅을 깊숙이 파서 알집을 만들고 세심하게 똥을 굴려 애벌레의 따뜻한 안식처와 식량을 만들어주는 엄마의 모습에 엄마로서 사랑의 헌신이 느껴진다. 곤충은 자신 안에 내재된 유전자의 패턴을 따르고 있지만 말이다. 특히 땅속 깊숙한 곳에서 태어난 애벌레들은 따뜻하고 충분함 양식을 먹고 자신들이 먹으면서 지반이 약해지는 곳을 자신의 배설물로 시멘트 작업화를 하는 생활 방식은 놀랍다. 자연의 방식은 쓰레기가 없다. 다 순환 구조이다. 자연의 방식 앞에 쓸모없는 쓰레기를 거침없이 만들어 내며 자연을 위태롭게 하는 우리의 모습에 반성의 마음이 들게 한다.

왕쇠똥구리는 똥을 굴리며 가면서 다른 쇠똥구리를 만나게 된다. 긴다리쇠똥구리는 왕쇠똥구리보다 몸집이 작아서 암컷 수컷이 함께 쇠똥을 함께 굴리며 협동한다. 또 인상적였던 부부은 스페인뿔 쇠똥구리이다. 그들은 다리가 짧다. 그래서 똥을 굴리지 않는다. 똥이 있는 그 자리에 땅을 파서 알집을 만든다. 쇠똥구리들은 공통적으로 같지만 생김새, 사는 곳에 따라 이름이 다르다. 그들은 서로 비교하지 않겠구나. 자기 생김새에 맞게 지형을 잘 이용해 사는 그들의 지혜에 잠시 감탄 중이다.
파브르 할아버지와 같이 오래 관찰을 못하겠지만 그의 눈으로 곤충을 만나서 그들의 생태계를 생생하게 깨달아 가게 된다. 아이들은 모두 관찰자이다. 유아부터 초등까지 아이들에게 곤충을 만나게 해주는 너무나 좋은 책이다. 전에 읽었던 파브르 곤충 이야기가 초등 중, 고학년 아이들에게 적합한 책이었다면 이 책 시리즈는 조금은 어린 연령 때에 맛볼 수 있는 좋은 관찰 책이다. 그림이 사랑스럽다. 원래 벌레는 너무 징그러운데 너무 미화되었나 싶기는 하지만 여자아이들도 친근하게 접할 수 있다. 그래서 손녀 루시를 등장시켰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