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우면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는 아르바이트만 하며 살아온 아사이는 상상을 초월하는 지독한 냄새와 사체의 흔적에 출동한 파리 떼와 구더기, 동물들의 잔치 속에서 구토와 결국 바지에 오줌까지 싸는 등 인생의 혹독한 경험을 치르게 된다. 가에데는 그의 나약함에 일침을 가하고 직설적인 독설을 퍼붙는다. 소위 걸크레쉬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녀에게도 일하게 되는 계기가 있다. 하여튼 그녀는 죽음의 흔적들을 폐기물을 차로 운반에 실어 가는 역할을 한다. 짐 하나 드는 것도 힘에 부쳐하는 아사이에게 그녀는 남자로서 자존심을 불러일으킨다.
아사이는 더 이상은 이런 일은 하지 못하겠다고 결심하지만 전자 사전때문에 또 한번 일을 하게 된다. 지방에 올라와서 사투리가 심해서 문장을 입력하면 표준어의 음성 지원이 되는 사전을 지니고 있는데 덕분에 그의 사투리 억양을 없애고 표준말을 잘 구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것을 보면 그에게 끈질긴 노력파의 근성이 있음을 보게 된다. 표준말을 잘 구사하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듣고 싶었던 말이나 차마 내뱉지 못했던 말들을 입력하면서 그 말을 듣는 것에 위로를 얻는다.
그의 친구 아닌 친구 다케다는 취준생으로 아사이의 특수 청소의 일에 상당한 관심을 보여주며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준다. 히지만 마음은 이중성을 지닌 인물로 아사이에 대한 경멸적인 뒷담을 하다 아사이에게 걸리게 된다. 나는 여기서 아사이의 태도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 자신의 이야기를 관심을 기울여 주는 친구로 여기고 있었는데 뒤통수치며, 그를 무시한 친구를 그는 생각보다 쿨하게 멋있게 반응한다. 특수청소의 참기 힘든 시간을 도망가지 않고 견뎌낸 내공이 그에게 생긴 것인가? 죽음의 흔적을 치우다 보니 그러한 인생도 불쌍하게 여긴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