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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우리는 어떤 통치자를 원하는가 ㅣ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전호근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평점 :

서양철학을 읽으며 생각의 물음표를 배웠다. 존재함,자연,신,관념,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서양적 사고를 엿볼수 있었다. 서양의 느낌이 좀 더 차갑고 이론적인 사상이라 할까! 나는 오늘 너무나 따뜻한 철학자로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그의 뜻을 실천해 줄 왕을 찾아가는 순례자-중국의 철학자 맹자를 만났다.
거대한 대륙, 유구한 중국 역사의 심오함속에 무른 익은 철학은 무엇일까? 어릴적 삼국지를 좋아하고 무공신기등 무협에 폭 빠졌던 청소년기 그래서 대학에서 제 2외국어로 중국어를 선택했다. 유교사상이라 일컫는 동양적 사고 방식 나보다는 어른에 대한 예의와 존대어의 발달한 동양, 나라는 튀는 색깔보다 공동체 안에서 일부가 되고자 했던 동양적 사상은 21세기에 사는 나에게 진부하고 먼지풀풀 나는,곰팡이 냄새의 눅눅한 누렇게 바랜 종이 책들속에 존재했다. 공자, 맹자, 순자등 이름만으로 기억되는 철학자들중 전호근 작가는 맹자에 대한 사상을 딱딱한 어체가 아닌, 문어체 만연한 글, 이해 도통 어려운 글이 아닌 이야기 속에서 만나는 맹자, 그의 생각들, 그의 여행기를 통해 통치자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지도록 안내해 준다.
맹자의 활동 시기의 중국은 춘추 전국 시대이다. 중국 고대 주나라가 붕과되고 새로 질서가 수립되지 않은 시기라고 한다. 이시기는 제후국간의 잦은 전쟁으로 극도로 혼란한 상태였다. 약육강식, 힘이 센 나라가 작은 나라를 잡아먹고, 작은 나라는 큰 나라에게 조공을 바치고 서민들은 전쟁통에 징집되어 가거나 먹고 사는 문제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은 혼란의 시기를 눈에 그려본다. 그 세상에서 맹자는 천하를 돌아다니면서 제후들과 제자들을 상대로 백성의 삶을 보살피는 인의 정치를 주장했다.
그가 사는 시대에 대해 통치자에 대한 관념은 용맹한 지략가, 천하를 품을 수 있는 왕, 대의라는 이름으로 전쟁에서 승리하는 영웅호걸의 이미지이다. 맹자는 시대를 앞서는, 그시대가 받아 드릴수 없는 조언을 천하의 왕을 찾아 다니면 설득한다. 서양 철학의 플라톤의 이상국가처럼 닿을 수 없을 것 같은 정치론. 민심을 품는 왕도, 백성을 살피는 왕이 진정한 통치자가 될수 있다는 서민의 입장에서 가슴 먹먹한 왕도론을 펼친다.



인간은 본래 선할까? 악할까? 성선설을 주장하는 맹자 그렇기에 왕도 그런 왕이 되어야 한다. 제물로 받혀질 끌려가길 거부하는 소를 측은하게 여기는 중국 제나라의 선왕에게도 선함 마음이 존재함을 일깨워 준다. 개인도, 나라도 자신의 이익으로 점철 되어지면 세상이 더더욱 각박해질 수밖에 없다. 세상의 역사를 돌이켜 보았을때 현재에도 진행중인 많은 전쟁들의 참상은 결국 나라의 이익을 중시함으로 다른 나라의 폐해를 눈감아 버리는 결과를 우리는 가슴 아파하며, 치가 떨리는 마음으로, 평범한 우리의 조상들의 삶을 배워오지 않았는가? 맹자는 우리에게는 인의, 예의바름, 측은지심 선한 본성이 살아 있다고 이야기 한다. 상황이 우리를 악으로 치닫게 할수 있음을 자식을 버리고 도망가는 여인에게 측은한 마음을 그런 상황으로 몰고간 것은 왕탓이라고 맹자는 고발한다는 이 대목에서 참 공감한다.
왕이 백성을 돌보지 않는 폭군이면 왕으로 자격이 없음을 혁명론을 불사른다. 나라가 없어서 백성이 굶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공급이 확보되어 있지만 그것이 잘 분배 되어지지 않기 때문에 굶어 죽는 백성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맹자는 역사적으로 폭군의 왕들을 제거하고 새로운 나라를 세운 무왕과 탕왕을 추앙한다. 맹자의 고견을 듣는 왕들은 꽤나 껄끄러웠을 것이다. 그는 그 당시에는 인정을 받지 못하는 학자였다고 한다. 그럴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의 집필한 책은 금서가 되고 왕들은 귀를 막았다. 따뜻한 마음을 품으며 천하의 의로운 왕을 만나고자 하는 그의 노력, 결국 그런 왕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는 맹자 그럼에도 그는 그의 노력을 다했기 때문에 여한이 없어 보인다.
세상은 폭군도 기억하지만 맹자의 사상을 실천한 왕들도 역사 가운데 존재한다. 세종대왕이 떠오른다. 백성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민의를 귀하게 여겼던 왕이 떠오른다. 한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다. 이 세계는 점점 맹자의 사상을 비껴가는 것이 아닐까하는 마음의 조바심이 생긴다. 많은 통치자들이 그의 사상을 중요하게 여기기를 마음 깊이 기대해 본다. 잘못된 통치자가 나왔을때는 묵과하는 시민이 아닌 그를 통치자에서 물러 나게 할수 있는 힘을 가진 시민이 되기를 다짐해 본다.
개인주의, 빈부격차의 심화, 코로나 이후 격심화 되는 인플레이션등 세상의 현안에 대해 나 살기도 바쁜데라는 마음을 죽이고 환경, 정치 세상에 대해 좀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우리 아이들을 가르쳐야 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이책은 어렵지 않다. 그렇게 지루하지 않다. 그리고 진짜 우리가 바라는 통치자, 그리고 선한 마음을 가진 나의 모습, 공동체들을 생각해 볼수 있다. 같이 읽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필요한 필독서란 생각이 들었다, 진짜 중요한 삶의 지혜는 생각해 보면 단순하고 분명하다. 이익이라는 마음을 내려 놓게 된다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