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망치는 남자 - 어떻게 나는 나쁜 관계의 습관을 버렸나
도널드 밀러 지음, 최요한 옮김 / 옐로브릭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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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도널드 밀러의 책을 참 좋아합니다. 

일견 가벼워보이는 그의 글 속에는 삶을 변화시킬 만한 보석같은 지혜들이 가득합니다.
또한 그 지혜를 훈계조나 설교투가 아니라, 위트 넘치고 가슴 찡한 자기 이야기 속에 담아 진솔하게 전하는 그의 글쓰기 방식도 저는 참 좋아합니다.
이 책 역시 그렇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이 책은 밀러의 다른 어떤 책보다도 특히 좋았습니다.

사람 웃기는 재주는 여전합니다. 문화 차이와 번역의 문제, 책이라는 활자매체의 한계 등의 여러 제약을 극복하고 서구작가가 한국독자에게 책에서 개그드립을 쳐서 현웃터지게 만들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책 읽다가 여러번 현웃터졌습니다.
"돈, 너는 재활을 참 잘해" 
'그 뒤로 나는 가라데 사범이 좋아졌다' 

(이게 뭔지 궁금하면 서점으로...ㅋㅋㅋ)


한글제목이 <연애 망치는 남자> (원제는 "scary close")라 마치 연애에 관한 책일 것 같은 인상을 주지만, "어떻게 나는 나쁜 관계의 습관을 버렸나"라는 부제가 책의 주제를 더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지난 세월동안 진실한 인간관계를 맺는 것을 가로막아온 생각, 신념, 가치관, 습관 등을 어떻게 발견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후 진짜 관계를 맺는 모험 속으로 어떻게 뛰어들게 되었는지 자신의 여정을 솔직하게 들려줍니다.
그리고 '진짜 사랑하며 사는 삶'이라는 모험을 떠날 수 있도록 자신을 도와준 아내 벳시와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와 더불어 책이 다루고 있는 영역은 연애, 결혼, 우정, 육아, 가족, 직장, 공동체 등 매우 다양합니다.

책을 읽으며 여러 감정을 느꼈습니다.
저자의 옛날 모습과 내 현재 모습이 매우 비슷함을 보면서 고통과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동시에 그 사실에서 위로를 받기도 했습니다.
또한 저자를 진실한 삶으로 이끌어간 동료들을 보며 여러 고마운 사람들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나는 그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고 있나 돌아보기도 했습니다.
8년째 결혼생활을 해오지만 여전히 때로는 많이 삐걱거리고 갈등하며 그래도 서로를 포기하지 않는 소중한 아내도 생각났습니다.
'아내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주고, 아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돕는 사람이 되자, 그리고 내가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용기를 내어 부탁하자'는 결심도 하게 되었습니다. 
좋은 아빠가 될 수 있을까 두려워하던 저자에게서 제 모습을 보기도 했습니다. 저자의 깨달음처럼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 능력이나 성취의 문제가 아니라 정직함에 달려있다면, 저 역시 노력해볼 수 있겠다는 격려도 받았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의 울림이 매우 컸습니다.
이 책이 제 마음의 표면을 건드리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깊숙한 지점을 두드리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책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변화는 책을 통해 마음을 두드리시는 주님의 인도를 따라가느냐 그냥 읽고 넘기느냐에 달려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만약 제가 그 인도하심을 충실히 따라가서 지금보다 더 진실한 사람, 좋은 사람이 된다면, 이 생에서든 훗날 주님의 나라에서든 꼭 도널드 밀러를 만나 인사하고 싶습니다.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을 불러 일으키는 정직하고 용기있는 글을 써줘서 고맙다'고 말입니다.

재주없고 재미없는 사람들이 보통 취미가 독서라고 말한다는데 제가 그렇습니다. 
물론 독서광들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그래도 제 나이의 평균적인 사람들보다는 약간 더 많은 책을 읽은 거 같습니다. 
그렇게 읽었던 책들 중에서 제 인생의 가장 좋은 책 다섯 권을 꼽으라면 주저없이 거기에 집어넣을만한 책입니다.
진실하게 사랑하며 더 좋은 사람으로 살고자 하는 결심이 무뎌지고 삶의 초점이 흐려질 때, 간간히 다시 꺼내 읽을 수 있도록 제 책장 속 가장 손에 잘 잡히는 자리에 놔두고 싶은 책입니다.

다 쓰고 다시 읽어보니 너무 극찬 일색이라 맘에 걸리지만 모두 진심이라 뺄 말이 없습니다.
도널드 밀러의 <연애 망치는 남자> 정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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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한 삶으로의 초대
김형국 지음 / 포이에마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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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성경공부에 사용할 교재가 마땅치 않은 것이 늘 고민입니다.

그동안 사용해본 교재들은 요즘 시대에 사용하기엔 접근방식이 올드하고 와닿지 않거나 복음에 대한 이해가 협소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가령 창세기 1-3장을 여전히 창조과학의 설명으로 풀어가려 한다던지, 회심의 의미를 개인구원에만 국한지어 제시한다던지 하는 식이지요. 
그래서 최근엔 교재보다는 복음에 대해 잘 설명해놓은 책을 읽고 함께 이야기 나누는 방식을 더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복음을 잘 소개한 좋은 책들이 매우 많기 때문에, 책의 경우엔 교재보다 상황이 낫지만, 여기서는 분량이 문제가 됩니다. 
얇은 책은 내용이 빈약하여 교재와 비슷한 한계를 가지는 경우가 많고요. 반면 내용이 충실한 책은 분량이 적지 않아서, 모임 때마다 읽어와야 할 양이 많아 비신자가 부담스러워합니다.
결국 '복음을 잘 정리한 얇고 가벼운 책'이 필요한 것이지요(헐. 그게 가능해?).

현재까지 제가 본 책 중에 거기에 가장 근접한 책은 <풍성한 삶으로의 초대>입니다.
복음의 의미를 풍성히 담아내었는가 하는 면에서는 물론 더 좋은 책이 많지만, 분량까지를 고려한 종합적인 면에서 볼 때는 이 책이 전도성경공부에 가장 최적화된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임 때마다 읽어와야 할 분량이 적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구요. 
또한, 구도자예배에서 오랫동안 말씀을 전하고 전도성경공부모임을 인도해 온 저자의 오랜 경험이 녹아 있는 점이 참 좋습니다.
글의 한 줄 한 줄에서 비신자의 마음과 현재 상태를 잘 이해하고 배려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매 챕터 끝에 있는 나눔질문들도 좋아서 기독교 신앙을 가지는데 필요한 실제적인 질문과 고민, 장애물 등이 모임에서 솔직하게 나눠지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교회와 선교단체에서 전도성경공부모임을 진행할 때, 개인적으로 지인에게 일대일로 복음을 전하는 모임을 하고자 할 때에 이 책을 활용할 것을 적극 추천합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전도모임교재로 쓰기에 약간 부담스러울 수 있는 가격(10000원)입니다.
책의 질을 약간 떨어뜨리더라도 7-8000원 선에서 가격이 책정되었다면, 부담없이 더 많은 모임에서 사용될 수 있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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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가형 리더십 - 일의 소명을 발견하고 변화를 이끄는 법
폴 스티븐스.리처드 구슨 지음, 안종희 옮김 / IVP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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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명한 일터신학자 폴 스티븐스가 경영 컨설턴트와 공저한 책.
기독교적 경영 리더십에 대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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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종말 - 잊히지 않는 상처와 포옹하다
미로슬라브 볼프 지음, 홍종락 옮김 / IVP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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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종말>은 평화와 화해의 신학자 볼프가 '기억'이라는 주제에 천착하여 쓴 책입니다.

볼프는 이 책에서 기억이라는 주제 전반에 대해 이러저러한 추상적 논의를 전개해 가는 것이 아니라, '악행을 당한 피해자의 기억'으로 초점을 좁혀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사유를 전개해 나갑니다.
이 사유는 볼프가 과거 유고슬라비아에서 군복무할 때에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인물로 의심받아 G대위에게 비인도적인 함정수사 및 심문을 당했던 고통스런 기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볼프는 그 기억과 씨름하는 가운데, '가해자의 악행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피해자에게 진실하게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는가', '그리스도인의 신앙은 이러한 피해의 기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이 피해의 기억은 마지막 때에 어떻게 되는가' 등의 묵직한 질문들을 던지고 차근차근 답해 나갑니다.

이 책은 출간시점이 세월호2주기와 가까웠기 때문에 기억과 관련한 사회적 쟁점(세월호참사, 역사교과서 국정화, 일본군 위안부 등)과 관련하여 많이 회자되고 있는 듯 합니다. 
출간좌담회에서도 '세월호 이후 우리에게 기억은 무엇인가?'라는 논의가 포함되어 있던 걸 보면 출판사의 홍보방향도 그러했던 듯 합니다.
그런 거시적 안목으로 읽는 것이 유익하다는데 조금의 이의도 없지만, 저는 그보다 '나의 개인적인 상처의 기억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해서 정말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오랜 과거로부터 이어져 지금도 여전히 제 삶에 영향을 미치는 상처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저는 이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한때 내적치유를 주제로 한 책들을 탐독했었고, 일부 도움이 되기도 했지만 요즘은 확실히 검증된 책이 아니면 잘 읽지 않습니다. 
치유의 소망을 불어넣고 믿음을 격려하는 천편일률적 패턴이 내용없는 말잔치처럼 느껴지기 시작해서입니다. 예수님이 치유하심을 믿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결국 피상성이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은 그 어떤 내적치유서적보다도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진실하게 기억할 의무'에 대해 읽으며 나의 상처의 기억은 가해자에게 공정한가 돌아보기도 했고, 기억하기의 궁극적 목적인 용서와 화해를 위해 이 시점에서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깊이 생각해보는 계기도 되었습니다. 이외에도 다 열거할 수 없는 많은 유익이 있었습니다.
이 책 한 권과 진득하게 씨름하는 것은 좋은 내적치유수양회를 다녀온 것에 비견할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출판사가 이 책의 홍보컨셉을 '치유'로 잡아도 좋으리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억의 미래'를 다루는 3부에서는 소망으로 가슴 뜨거워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사실 이 책에서 가장 논란이 될만한 부분은 3부입니다.
저자는 이 땅에서 있었던 악행의 기억이 천국에서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기억되지 않을 것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신학적 가설을 제안합니다. 
그는 성경적 신학적으로 타당한 근거를 제시하며, 예상되는 반론을 차분히 반박해갑니다. 
볼프의 가설이 반드시 옳다는 것을 입증할 만한 성경적 근거가 충분히 명시적이지 않으므로 다르게 볼 여지도 있지만, 저는 잠정적으로 현재는 볼프의 가설에 동의합니다.
이 책을 읽고 얻은 가장 큰 유익은 천국을 더욱 간절히 소망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훗날 그 나라에서 나에게 해를 입힌 이들, 그리고 내가 해를 입힌 이들이 그 모든 아픔을 잊고 함께 하나님을 기뻐하고 서로를 기뻐하는 비전에 가슴이 뭉클해졌습니다.

객관적으로 굉장한 책이며, 개인적으로는 다 읽고 눈물이 핑 돌만치 고마운 책이었습니다.
<기억의 종말>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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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란 무엇인가 - 그리스도가 성취한 승리, 구속, 용서, 해방, 치유
알리스터 맥그래스 지음, 김소영 옮김 / IVP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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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에 대해 복음주의권에서 내놓은 최고의 답변이 무엇인가 묻는다면, (저마다의 생각들이 다 다르겠지만) 저는 존 스토트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N.T. 라이트의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 이 두 권의 책을 꼽겠습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정리의 신' 존 스토트가 신약성경과 교회사를 전방위적으로 아우르며 그간 복음주의 기독교가 십자가를 이해하려고 씨름한 발자취들을 정리한 책입니다. 
이 책을 통해, 십자가라는 무한에 가까울만치 다층적인 의미를 지닌 어마어마한 주제를 인간계 정리끝판왕이 어느 정도까지 정리해내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는 현존하는 최고의 신약학자 중 한 명인 톰 라이트가 진보신학의 전유물처럼 되어버린 '비평적 방법론'을 가지고 복음서의 예수가 바로 실제의 역사적 예수임을 논증해 낸 책입니다. 우리가 이미 믿고 있는 것을 학문적으로 논증해낸 책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 반문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 논증의 과정에서 예수의 삶과 사역과 십자가 죽음에 대한 신선한 통찰과 해석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복음주의자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입니다.


또한 이 두 권의 책은 겹치지 않고 서로를 잘 보완해줍니다.
<그리스도의 십자가>가 십자가에 대한 조직신학적 접근이라면,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는 성서신학적 접근에 해당합니다.
또한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십자가에 대한 복음주의권의 주요이론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의 출간 이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최근 역사적 예수 분과에서 일어난 복음주의의 최고의 성과는 다루지 않고 있습니다. 
그 최고의 성과가 바로 <예수와 하나님의 승리> 입니다.
그러므로 이 두권의 책을 순서대로 읽는다면, 복음주의자들이 십자가와 어떻게 씨름해왔는지에 대한 최근까지의 그림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볼 수 있습니다.


책 제목 띄워놓고 정작 다른 책에 대해 떠드는 이상한 책소개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럼, 알리스터 맥그라스의 <십자가란 무엇인가>는 어떤 책인가? 
'십자가에 대한 복음주의권의 답변 중 세 번째로 중요한 책이다'라는 주장을 하기엔 책의 볼륨으로 보아 여러 모로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
그렇다면?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가 다름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다이제스트판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십자가에 대해 제대로 알고 싶지만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두께에 질려 엄두를 못 내던 분들, 아무리 정리를 잘 했다해도 뒷부분 읽다보면 앞부분이 기억 안나는 두께의 책으로는 결국 아무것도 정리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는 이 책이 아주 훌륭한 대안이 될 것입니다.
존 스토트가 십자가의 정수를 정리하는데 그 정도 두께의 책이 필요했는데, (물론 내용의 풍성함과 깊이에서는 차이가 나지만, 여하튼) 맥그라스가 이 얇은 책으로 십자가에 대해 이토록 훌륭하게 정리해내다니, 아마도 존 스토트 다음 세대의 '정리의 신'은 알리스터 맥그라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십자가의 의미를 '가장' 잘 알려주는 '가장' 얇은 책 <십자가란 무엇인가>를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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