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진 - 창조, 진화, 지적설계에 대한 기독교적 관점들
데보라 하스마, 로렌 D. 하스마 지음, 한국기독과학자회(KCiS) 옮김 / IVP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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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근본주의 기독교의 영향을 받은 한국 기독교는 오랫동안 세상의 기원에 대한 문제를 "창조 vs 진화"의 구도로만 파악해 왔다. 
근래에 우종학 교수의 <무신론 기자 크리스천 과학자에게 따지다>와 프랜시스 콜린스의 <신의 언어>, 그리고 맥그라스의 저작 등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세상의 기원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선택지에 창조과학회의 주장 이외의 것들이 있음이 그나마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중이지만, 관심자가 아닌 한 여전히 대중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미약하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창조과학회의 주장의 진위보다는 그들의 주장에서 정서적인 편안함을 느낀다. 하지만 신앙과 과학 사이에서 택일을 강요하는 듯한 이러한 구도는 옳지 않다. 이 책의 저자들이 문제제기하듯이 그러한 구도는 그리스도인 학생들이 과학을 공부하다가 신앙을 떠나도록 만들기도 하며, 또한 재능있는 그리스도인 학생들이 자신의 학문이 신앙과 공존하지 못할 것에 대한 두려움에 과학의 영역에 헌신하지 못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세상의 기원에 대해서는 다양한 기독교적 답변이 존재한다. 그 중 한 이론에 대해서 확신을 담아 전달하는 좋은 책들이 많이 있지만, 세상의 기원에 대한 여러 기독교적 주장들의 지형도를 펼쳐보여주며 각 주장의 장단점들을 독자 스스로 비교분석할 수 있게 해주는 입문서의 필요성이 매우 크다.
이 책 <오리진>은 바로 그러한 책이다. 이 책은 적어도 지금까지 제시된 세상의 기원에 대한 모든 기독교적 답변을 개략하고 있다. 이 책이 주는 정도의 정보를 이미 알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정리의 기회가 될 것이며, 창조과학회의 주장 정도만 알아온 사람들에게는 큰 인식의 전환의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의 또 하나의 장점은 이 책이 세상의 기원의 문제에 대한 이론적 정리만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문제에 대한 그리스도인들의 태도가 어떠해야 하는지도 알려주고 있는데 그 관점이 매우 건전하다는 점이다.
여러모로 좋은 책이다. 
관심자의 정리용으로도 그간 비관심자였던 이의 입문용으로 매우 추천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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