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마음의 온도 (법정스님 열반 15주기 특별 에디션) - 가치 있는 삶을 위한 법정스님의 맑고 큰 참지혜
김옥림 지음 / MiraeBook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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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서점에서 우연히 마주한 한 권의 책이 내 삶의 방향을 조용히 바꿔놓았다. 법정 스님의 말씀들을 엮은 그 책 속에서, 나는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내 마음의 온도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무소유란 불필요한 것을 갖지 않는 것"이라는 스님의 말씀을 처음 읽었을 때, 나는 물질적인 소유에 대한 이야기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진정한 무소유는 마음속 불필요한 감정들을 내려놓는 것이었다. 질투, 원망, 조급함, 그리고 끝없는 비교의식까지. 이 모든 것들이 사실은 내가 스스로 짊어진 짐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매일 아침 지하철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모두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더 많은 돈, 더 높은 지위, 더 나은 외모. 하지만 그 욕망들이 정말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까? 스님의 가르침을 따라 하나씩 내려놓기 시작하면서, 오히려 마음이 가벼워지고 여유로워지는 것을 느꼈다. "하루를 산다는 것은 기적을 사는 것이다." 나는 평범한 일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매일 반복되는 일과 속에서도 작은 기적들이 숨어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커피 한 잔을 마시며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 길가에 피어난 이름 모를 꽃을 발견하는 순간, 오랜 친구에게서 온 안부 메시지를 읽는 순간. 이런 소소한 일들이 사실은 얼마나 소중한 선물인지를 깨닫게 되었다.특히 바쁜 일상에 쫓겨 살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아프게 되었을 때 그 소중함을 더욱 절실히 느꼈다. 건강한 몸으로 자유롭게 걸을 수 있다는 것,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는 것,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 이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매일 새롭게 주어지는 축복이었다.

“마음을 활짝 열어 무심히 꽃을 대하고 있으면 어느새 자기 자신도 꽃이 될 수 있다"는 스님의 말씀은 내게 새로운 관점을 열어주었다. 남과 비교하며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순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하지만 꽃은 다른 꽃과 비교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만의 색깔과 향기로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뿐이다.나는 어떤 꽃일까? 화려한 장미도, 고고한 백합도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었다. 길가에 피어난 작은 들꽃처럼, 누군가에게는 소중한 위로가 되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잠깐의 기쁨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 있는 존재가 아닐까. 직장에서 만나는 동료들, 가족들, 우연히 스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이런 마음을 갖게 되었다. 각자가 피워내는 고유한 향기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공존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긍정적인 사람이 삶을 더 행복하게 사는 것은 마음의 스위치를 '긍정'의 모드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내 마음의 스위치가 어디에 있는지 찾아보기 시작했다. 힘든 일이 생겼을 때, 예전의 나라면 왜 하필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기는지 원망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게 생각해본다. 이 상황에서 내가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이 경험이 나를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을까? 물론 항상 긍정적일 수는 없다. 때로는 슬프고, 화나고, 절망스러운 순간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감정들도 인정하되, 그 속에 머물러 있지는 않으려고 노력한다. 마치 구름이 지나가듯, 부정적인 감정들도 언젠가는 지나갈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또 나는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사회가 말하는 성공의 기준들 - 높은 연봉, 좋은 차, 큰 집 - 이런 것들이 정말 나를 행복하게 만들까? 물론 물질적 풍요도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마음의 허기를 채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진정한 가치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것, 작은 친절을 베푸는 것, 진심으로 경청하는 것, 그리고 자신에게 솔직한 삶을 사는 것에서 나온다는 것을. 버스에서 자리를 양보하는 작은 행동도, 힘들어하는 친구에게 건네는 따뜻한 말 한마디도, 모두 세상을 조금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가치 있는 일들이다.

"자신의 인생은 그 누구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 자신만이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이 말씀은 내게 큰 해방감을 주었다.남들의 시선을 의식하며 살아온 시간들이 얼마나 많았던가. 남들보다 늦어도 괜찮다. 남들과 다른 길을 가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내가 선택한 길에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친구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을 때, 나는 아직 혼자였다. 예전 같으면 조급해 했을 테지만, 이제는 내 인생의 타이밍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인다. 각자의 삶에는 각자의 계절이 있고, 내게도 내만의 봄이 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되었다.

법정 스님의 가르침을 통해 내가 찾은 것은 삶의 온도였다.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적당히 따뜻한 온도. 급하지 않게, 조급하지 않게, 그저 묵묵히 내 길을 걸어가는 온도.매일 아침 일어나서 감사한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에는 오늘 하루 동안 만난 작은 기적들을 떠올리며 잠자리에 든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때로는 실수하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다운 삶의 모습이 아닐까. 스님의 말씀들은 내게 정답을 주지 않았다. 대신 질문을 던져주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누구와 함께 살 것인가? 이런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나만의 답을 찾아가는 여행을 시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지금 나는 내 마음을 하나의 정원이라고 생각한다. 매일 조금씩 잡초를 뽑고, 물을 주고, 햇빛을 쬐어주는 것. 그렇게 정성스럽게 가꾸다 보면 언젠가는 아름다운 꽃들이 피어날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법정 스님의 가르침은 내게 삶의 나침반이 되어주었다. 길을 잃었을 때, 방향을 찾고 싶을 때, 마음이 흔들릴 때마다 다시 꺼내어 읽는다. 그리고 그때마다 새로운 깨달음을 얻는다.삶은 완벽할 필요가 없다. 그저 진실하면 된다. 자신에게, 타인에게, 그리고 이 순간에 진실하게 살아가는 것. 그것이 법정 스님이 보여주신 무소유의 참된 의미이자, 내가 추구하고 싶은 삶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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