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07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조금 더 행동력이 필요할 때 행동하는 문구들을 일상에 들인다. 기분 탓일지 몰라도 어쩐지 조금 더 부지런해지는 느낌이 든다. 사실 나의 본성은 무척 게으르지만 행동하는 문구들이 어느 정도 커버해주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해야겠다. 체크리스트의 할 일들을 하나둘 지워가고 다이어리의 빈칸들을 하나씩 채우며, 나는 아주조금씩 더 성실한 사람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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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94
그러다가 문구 소비에는 ‘실용적‘이라는 단어 자체가적절하지 않다는 걸 이내 깨달았다. 사실 글씨를 쓰기 위해서는 종이 한 장과 펜 한 자루만 있으면 된다. 누군가에게는 문구가 정말 딱 그 정도의 존재일지도모른다. 하지만 실용성만을 가지고 논하기에는 수많은 문구점들에 꽉꽉 들어찬 수천 종류가 넘는 검정 볼펜들의 존재 이유를 좀처럼 설명하기 어렵다.

p.95
나는 쓸데없는 것들의 힘을 믿는다. 생필품들은 삶을 이어나가게 해주지만 삶을 풍성하게 하는 것은 쓸모없는 물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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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
내가 좋아 보이는 거울 앞을 자주 기웃거리는 것처럼 나는 나를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주는 타인과 좀더 가깝게 있고 싶다. 도대체 뭘 더 확인해야 하는걸까? 이제는 시간 낭비하는 기분이 들어 내가 미워 보이는 거울 앞에 굳이 날 비춰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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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11
잘 산다는 건 곧 잘 싸우는 것이다. 타인과의 입장 차이와 갈등이 삶에서 빠질 수 없는 구성 요소인 이상 그렇다.

p.115
함께 사는 사람, 같이 살아가야 하는 사람과의 싸움은 잊어버리기위한 싸움이다. 삽을 들고 감정의 물길을 판 다음 잘 흘려보내기위한 싸움이다. 제자리로 잘 돌아오기 위한 싸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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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를 엮다 오늘의 일본문학 11
미우라 시온 지음, 권남희 옮김 / 은행나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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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0
난 10대 때부터 요리사 수업의 길에 들어섰지만, 마지메 씨를 만나서 비로소 말의 중요성을 깨달았죠. 마지메 씨가 ‘기억이란 말이다’라고 하더군요. 향이나 맛이나 소리를 계기로 오래된 기억이 깨어날 때가 있잖아요, 그건 말하자면 모호한 채 잠들어 있던 것을 언어화하는 거라고 해요. 맛있는 요리를 먹었을 때 어떻게 맛을 언어화하여 기억해 둘 수 있을까. 요리사에게 중요한 능력이란 그런 거란 걸 사전 만들기에 몰두한 마지메 씨를 보고 깨달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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