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을 입고 - 오은의 5월 시의적절 5
오은 지음 / 난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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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을 입고
오은의 5월

시(詩)의 적절함으로, 시의적절(時宜適切)하게!
열두 명의 시인이 릴레이로 써나가는 열두 권의 책 중 다섯 번째, 오은 시인의 5월의 이야기!🌿
표지부터 연둣빛 은은한 초록으로 시선을 싱그럽게 붙잡는다.

모든 쓰기는 결국 마음 쓰기라는 말을 시작으로 5월 1일부터 31일까지 그 날짜에 일렁이는 마음들을 시처럼 읊어 놓았다. 그리고 그날의 이야기와 그날 발견한 ‘오발단(오늘 발견한 단어)’은 우리 일상을 맛깔스럽게 담는 그릇처럼 어우러지게 자리 잡는다.

단어가 가지는 뜻을 시의적절하게 사용하는 감각이 탁월하다. 그만큼 뜻을 곱씹으며 새로운 의미를 잡아채는 작업이 무수하게 이뤄져 노련해진 느낌이다. 바깥세상을 읽어내는 감각은 안으로 안으로 오감을 힘껏 발휘했기에 가능했으리라. 그 안간힘이 아름답게 승화된 책이다.

p.47 영감은 없다. 그러나 찾으러 갈 수는 있다. 받을 수는 없지만 잡아챌 수는 있다.

p.153 삶에 익숙해지면 시도 편평해질 가능성이 그만큼 커질 테니, 익숙함에 너무 기대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들고요.

p.77 ‘공글리다’가 마음을 다잡고 바닥을 단단하게 다질 때, ‘궁굴리다’는 말과 생각을 이리저리 굴리고 돌리는 데 여념이 없다. 공글리는 단호함과 궁굴리는 너그러움이 어우러지면 ‘극단’과 ‘곤궁’을 피할 수 있다.

p.265 노파심의 색깔은 초록이다. 노파는 늙은 여자를 뜻하지만, 노파심은 결코 늙지 않는다. 남의 일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품성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에 나타난 존재를 애틋하게 바라보는 시선 또한 여간해서는 빛을 잃지 않는다.

5월 한 달을 다 음미하고 나면 시인의 시심, 세상을 대하는 안목, 자신을 가꿔 나가는 에너지가 가득 느껴진다.
순간순간에 안착하는 시인의 정성스러운 마음은 우리를 안온함에 머물게 한다. 🍃
마음이 초록으로 물들고 싶다면 오은 시인의 초록을 입어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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