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와 나 쌈지떡 문고 6
클레르 르노 지음, 이정주 옮김, 김소라 그림 / 스푼북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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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와 나, 클레르 르노

7명 형제 중 막내인 ‘빅토르 루디노’. 선천적으로 왼손이 붙어서 태어났다. 붙은 손 때문에 ‘게’라는 놀림을 당하지만 손가락이 붙은 것쯤은 별것 아니라고 생각하는 큰마음을 가진 아이다.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에는 최선을 다하고, 붙은 손 때문에 할 수 없는 일에는 스스로를 다독일 줄 아는 빅토르. 외적인 것에 연연하는 것이 아닌 내면의 가능성과 꿈을 키우는 마음이 참 예쁘다. 이런 건강한 자존감을 지닐 수 있는 건 가족 덕분이다. 빅토르의 손을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고 한껏 사랑을 베푸는 가족이 곁에 있기에 빅토르는 행복하다.

그런 빅토르 눈에 다가온 전학생 필로멘!
둥근 달팽이처럼 몸을 한껏 웅크린 채 위축되어 있다. 체육복, 수영복도 준비하지 못하고 글쓰기도 제대로 연습이 안 되어 있으며, 엄마가 퇴근할 때까지 혼자 집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필로멘.
필로멘과 친구가 되고 싶은 빅토르는 필로멘이 불편하지 않게 천천히 다가가는데..
어쩜 이리 따뜻한 이야기가 펼쳐지는지...눈물이 날 듯하면서 마음이 푹 뜨끈해진다.
아이들이 이렇게 순수하지만 성숙한 태도로 우정을 나누는 장면 장면을 눈에 가득 담아두고 싶었다.
아픔을 가진 사람이 그 아픔을 알아봐 주는 것이겠지. 빅토르는 자신이 겪었을 동물원의 동물처럼 필로멘이 아이들에게 관찰이 대상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필로멘을 배려한다.
상대에게 딱 맞는 말만 물어볼 줄 아는 빅토르. 항상 필로멘의 의사를 물어보며 관계를 이어 나간다. 상대가 동의하지 않는 도움은 상처가 될 수 있음을 경험으로 통해 아는 것이다.

그리고 빅토르 엄마는 더 멋진 어른이다. 아빠 없이 딸을 키우는 필로멘 엄마의 상황을 이해하며 집 청소도 하고 식사 준비도 해 준다. 심지어 매일 혼자 있을 필로멘을 자기 집으로 데려와 같이 시간을 보내기를 제안하는데,,,,
이런 엄마한테 컸으니 빅토르가 넉넉한 마음을 가질 수밖에,,절로 반성이 된다. 내가 장애를 가진 빅토르 엄마여도 필로멘을 이렇게 받아들여 줬을까? 내 아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더 힘든 아이와는 어울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을지 몰랐기에 부끄러움이 가득 차 올랐다.

p.39 나는 알아요. 가족 모두 이번 사랑을 든든하게 응원해 줄 것을요.
p.59 선생님도 나처럼 인생에는 밧줄타기를 할 줄 아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있다는 걸 아는 거예요. 어쩌면 필로멘이 차차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할지도 몰라요. 내가 간식으로 천천히 다가간 것처럼요.

자신에게 마음을 열어준 빅토르 덕분에 필로멘 또한 빅토르의 집게손에도 ‘오케이, 난 괜찮은데’라며 빅토르의 마음을 조심스레 받아들인다.
‘나와 달팽이’는 ‘빅토르와 필로멘’! 🐌🦂이 둘은 더 이상 외롭지 않을 것이다. 그림처럼 서로가 곁에 있으니.

이들이 보여주는 자연스럽게 삶을 회복하는 과정은 그 자체로 고귀하고 아름답다.
결국은 사랑이 사람과 삶을 구원함을 보여주는 동화! 상대에 대한 진실된 마음은 상처를 낫게 하고 삶을 괜찮은 것으로 여기게 하고 살아가고 싶게 한다.
우리 아이들과 함께 읽으며 관계와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는 책이라 아껴가며 읽어주고 싶다.

자유로운 게 좋은 ‘자유로운 게’ 빅토르
몸이 부자연스럽다고 마음까지 갇힌 게 아니라는 걸 실천해 보여주는 빅토르!
자유롭게 꿈꾸고 사랑하며 삶을 가꿔 나가는 너의 삶을 진정으로 응원해!!

@spoon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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