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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슈바이처들 - 가난한 지구촌 사람들을 사랑한
한국국제협력단 지음 / 휴먼드림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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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숭고함이란 무엇일까? 어떤때 우리는 ‘숭고하다’는 단어를 사용하게 될까? 일상을 살면서.. 알지만 거의 사용치 않는 단어는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금의 연세대학교 전신인 연희전문대와 세브란스병원 설립자가 선교사 언더우드인 것을 학생들은 알고 있을까? 모를 수도 있겠지만 그들의 정신은 분명히 학교의 전통에 남아있을 것이다.

  위의 내용을 서평의 맨 위에 올린 까닭은 이런 ‘숭고함’을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저서인 ‘한국의 슈바이처들’에서 책장을 넘기며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지구라는 거대하지만 촌이라고 불릴 정도로 어찌 보면 작은 ‘지구마을’...잘사는 이웃도 있고 우리보다 못한 이웃도 있는 이 지구마을에 정부는 1968년 감비아에 처음으로 정부파견 의사를 보냄으로 희망의 씨앗을 뿌리기 시작했다. 이들은 아프리카의 오지에서부터 남미의 산골에 이르기까지 ‘한국’이라는 자랑스러운 이름을 마음에 걸고 조국의 명예를 위해 자신들의 안위 보다는 살신성인하는 마음으로 봉사하며 그들에게 웃음과 희망을 주는 ‘한국의 슈바이쳐’가 어느새 되어있었던 것이다.  

“이웃나라 가봉 랑바레네에...슈바이처에 잘 알고 있던 원주민들은...카메룬에도 슈바이처와 같은 의사가 있는데..그가 바로 한국에서 온 슈바이처라는 소문이 떠돌았습니다”.    

- 카메룬의 슈바이처 장계만(p74) -


“아버지는 내가 알고 있는 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의사였다. 평생을 가난하고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수술과 치료를 하면서 살았고...가난한 환자들이 치료비 대신 닭을 내밀었기 때문이다. 아버지에게는 그저 ‘사람’만이 중요했다...”

- 보츠와나의 슈바이처 김정(p38) -


  이 외에도 수많은 우리나라의 자랑스러운 그리고 가난한 지구촌 사람들을 사랑한 슈바이처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펼쳐져 있다. 소설이 아닌 사실이기 때문에 재미있는 영화보다도 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흥미진진한 스포츠 보다 더욱 더 감동적으로 읽는 저의 마음에 다가왔던 것이다. 또한 그들은 인술만을 펼친 것이 아니었다. 아주 훌륭한 민간 외교간 역할까지 수행한 것이다. 바람의 딸 한비야도 세계오지 여행을 하면서 한국을 알리기 위해 한국 고궁이 있는 엽서, 한국 특징이 있는 열쇠고리를 선물용으로 들고 다녔다고 하지 않는가..


“따스한 정에서 우러난 인술을 펼치는 것보다 더 높고 숭고한 외교활동은 없습니다”

- 카자흐스탄의 허준 이정열(p207) -


  어느새 책은 나의 손을 떠났지만 감동의 여운은 가시지 않았다..그러나 한가기 아쉬운 점은 EBS에서 출판한 ‘명의’처럼 이런 생생한 감동을 좀 더 전하기 위한 페이지의 할애가 필요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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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철학의 뿌리는 내게 있다 - 나는 책을 통해 여행을 한다
윤정은 지음 / 북포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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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사람은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이런 생각을 한 번정도는 해보게 된다. ‘난 앞으로 이러이러게 살꺼야 그러기 위해서는 이러이러한 것이 필요하겠지..’ 내지는 ‘휴~ 앞으로 이런 문제는 이렇게 해야 되겠구나’..등등..

인간은 살면서 누구나 이런저런 문제를 부딪치게 된다. 그 문제가 가벼울 수도, 무거울 수도 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문제해결능력이 문제인식능력보다 더 필요한게 아닌가 생각해 본다. 그렇게 본다면 해결의 기준(점)이 필요한데 이 기준은 개개인이 비슷할 수도 있지만 차이가 있다고 본다. 자신의 경험이 기준이 되거나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나 조언이 기준이 되거나 혹은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책’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다. 물론 저자는 책이 기준일 뿐만 아니라 삶의 한 부분으로 까지 자리 잡고 있다. 여기서 말하고 싶은 것은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기준이 되는 무엇이 필요한데 그 무엇을 우리 모두가 가진 고유한 ‘철학’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 책의 저자 윤정은씨는 자신만의 그 철학이 절대적으로 ‘책’에 있다는 분이다. 기쁠 때나 슬플 때, 사랑할 때나 화가날 때 저자를 지켜준 것은 그리고 보듬어 준 것은 다름 아닌 책들이었다는 것이다. 

“..선배 언니에게 공원 으쓱한 곳으로 끌려가 밤새 맞기도 했다. 그 때에도 나는 ‘책’을 읽었다...”

그렇게 책과 가까이 하다 보니 책 한권 한권이 저자의 마음속에 녹아들어 자리 잡게 되고, 어느 순간 본인 철학의 바탕이 된 것이다. 그래서 ‘내 철학의 뿌리는 내게 있다’라고 자신 있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책 읽기는 내 철학의 ‘뿌리’이니까. 삶을 여행하기 위한 둘도 없는 ‘친구’니까. 철학이라고 해서 거창한 무엇인가? 아니다. ‘행복’하기 위해 ‘사랑’하며 공존하는 방법을 깨치기 위해 ‘지혜’를 갈구하는 아름다운 여정이다...”

제목에는 철학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실제의 철학책처럼 무겁지는 않다. 오히려 짧은 에세이 한편 한편을 읽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부분적으로는 우울하고 무거운 내용도 있지만 결국은 해피엔딩이라 생각된다. 왜? 저자는 저자의 모든 상황을 저자가 좋아하고 사랑하는 ‘책’과 함께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성은 4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1부 ‘철학적 사유로 가는 도피와 방황’에서 시작해 2부 ‘인풋이 아웃풋을..’ 3부 ‘나는 은따가 싫어...’를 지나 4부 ‘철학적 사유로 보헤미안 가는 길’로 마친다. 철학에서 시작해 철학으로 끝나지만 딱딱하고 졸리기 쉬운 이론적인 철학을 나열하기보다 작가의 내면에 녹아 있는 개인적·주관적 철학의 표현이라 보면 된다. 생활하면서 겪는 일이나 사건에 대한 느낌 등을 하나의 작은 소주제로 정해 책과 함께 풀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무대 공포증이 있어 대중 앞에서면 얼굴이 빨개지는 저자, 그렇지만 얼굴이 빨개지지 않는 이들이 가진 장점이 있다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저자, 진정한 나를 알기 위해 “삶에는 어떤 결정적 순간이 있는 것이 아니고 인생의 모든 순간이 결정적이다”라고 앙리 카르티에 브세송을 찾는 저자, 지금까지의 인생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만 더 날기 위해 “천번의 불안과 실패를 견뎌야만 한 번의 희망과 성공을 만날 수 있다”고 외치는 저자...어떻게 보면 책을 읽었다는 표현보다는 (알지도 만나보지도 않은) 저자와 매주 한번씩 만나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눈 느낌이었다. 

세상을 살면서 우리가 만나게 되는 것은 수 없이 많다. 사람일 수도 있고, 경험일 수도 있고, 즐거움일 수도 있고, 슬픔일 수도 있다. 이때에 누군가가 나와 함께한다면 기쁨은 두 배가 되고, 슬픔은 반으로 줄 것이다. 우리가 아는 속담하고도 비슷하지만 이것은 가능한 얘기다. 여러분의 주위에는 어디나 여러분의 말에 귀 기울여줄 친구가 있기 때문이다. 그(그녀)는 우리의 질문에 항상 대답해 줄 준비가 되어 있다. 우리의 아픈 곳을 쓰다듬어 줄 정도로 마음까지 따뜻하다. 단 그(그녀)를 찾아가 한 페이지를 넘길 수고는 우리의 몫이다. 그리고 그(그녀)들과 친하게 지낼수록 우리는 우리 자신의 고유한 철학을 만드는데 고단함을 덜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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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일기
지허 지음, 견동한 그림 / 불광출판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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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방일기”...말 그대로 ‘일기’이다. 특이하게 저자는 지허스님이란 분이다. 스님이란 점이 특이해 저자 소개란을 보니 스님에 관한 정확한 자료는 없는 듯하다. 이 글이 OO잡지 논픽션 부문에 당선됐다는 점 이외에는... 아무튼 이 글(일기)은 스님께서 1970년대 오대산 상원사의 선방(禪房)을 찾아가면서 시작된다. 선방이란 스님들이 참선을 하는 방을 일컫는데, 이 방에서 일어나는 일들 중 일기는 동안거를 중심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종교가 불교가 아니라면 동안거란 말이 생소할 수도 있는데 잠깐 덧붙이자면 안거에서 나온 말이다. 안거란 스님들이 일 년의 네 철 중에서 여름과 겨울철에 산문(절) 출입을 금하고 수도에 전력하는 기간을 말하며, 하안거는 4월에서 7월에 시작하며, 동안거는 10월에서 1월에 하게 된다.  

이 책은 총23편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일기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기간은 23일이 아니다. 대략 3개월 보름 정도인데 이때의 눈덮힌 오대산과 상원사 스님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스님이 쓴 글들을 읽어보면 느끼겠지만 책이나 칼럼, 기고를 전문으로 하는 작가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글이 많다. 이 일기의 내용도 구성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절(상원사)과 선방에서 보내는 하루하루의 중요 일과들을 놓치지 않고 있어서 흡사 TV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으로 나에게 다가오고 있다. 

글을 읽으면서 내내 전해져 오는 생각 혹은 느낌은 ‘인간적’이라는 단어였다. 속세의 삶을 거부한 사람들...속세의 사람들이 가치 있다고 여기는 것들을 잔잔한 미소 한번 띄우며 초개처럼 버린 사람들...그래서 오히려 신비롭고 경외스럽기까지 한, 그런 스님들이지만 그분들이 가치있다고 생각되는 것을 얻기 위해 3부족(식(食)·의(衣)·수(睡)부족)을 참으며 평생 고뇌하고 고행하는 그리고 더욱더 깨달음에 다가가기 위해 7일 동안 잠을 자지 않고 용맹정진 하는 모습은 우리 모두가 고된 세상살이를 하며 살아가는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다. 아니 오히려 세상 것을 포기 하고 견성을 하기 위해 그렇게 노력하고 있는데, 견성 그 자체만도 멀게만 느껴진다는 지허스님과 다른 스님과의 대화는 글을 읽는 본인으로 하여금 큰 한숨을 짓게 하기에 충분했다... 

민주적 절차에서 시작해 공산적 마무리로 이어지는 절간의 공사(다수결의 원칙으로 절에서 행해지는 회의), 선방에서조차 고향이나 학력, 공부정도에 따라 유유상종으로 나뉘는 선방의 생태..‘선방의 역사는 뒷방에서 이루어진다’로 시작하는 뒷방(일종의 휴게실)의 야사(野史) 이야기, 그리고 다 같은 수행의 목적을 향해 다가가지만 생각이 다른 두 스님간의 유물(신체)과 유심(마음)의 논쟁, 수행에 있어 가장 중요한 ‘화두’를 지니고 이 화두에 끌려 다니지 않기 위한 정신적 몸부림...그리고 거기서 오는 스님들의 마음 고생 등..책을 읽는 내내 선방에서 내내 수행하는 스님들의 사람냄새를 떨쳐 낼 수가 없었다...

하지만 선방일기가 사람냄새나는 스님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태어나면 자신만의 생을 살아가야 한다. 어떤 이는 세속적인 것에, 다른 이는 세속 밖의 것에 가치를 둔다. 우리는 각자의 장(場) 안에서 의미 있는 삶을 향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그 삶이 우리에게 기쁨을 줄 수도 슬픔을 줄 수도 있는 것이다. ‘인간이란 과거의 사실만을 위해 서있는 망두석(望頭石)이 아니라 내일을 살려고 어제의 짐을 내려놓으려는..’ 존재인 것과 같이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절밥만 축내며 나태와 위선을 쌓아 가는 것을 스님들이 두려워하듯이, 우리도 우리의 삶에서의 나태와 위선을 두려워해야 한다. 견성을 하기 위해 한치도 방심하지 못하는 무서운 절박감 속에서 스님들이 살아가듯이 우리의 삶 또한 그런 절실함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그래야만 생이 진정 아름답고 소중하다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지허스님이 동안거 해제 전 스님과의 대화이다. “인간은 초월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완성될 수 있고 인간의 조건은 조화될 수 있습니다” 조화된 조건속에서의 완성된 인간...우리의 삶속에서도 가능한 삶이 아닐까 한번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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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자로 가는 길 2 암자로 가는 길 2
정찬주 글, 유동영 사진 / 열림원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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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길의 신도림역이나 강남역 등을 가본적이 있는가?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역동적으로 활기차게 발걸음을 움직이는 곳도 드물 것이다. 하지만 오늘도 그 중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을 것이다. 지하철 안에서 아니면 계단을 내려가면서 낯모를 타인과 부딪치듯이 인생에서 이리 저리 부딪치면서 사는 사람들... 
 

‘암자로 가는 길2’...나에게는 이 책제목 자체가 휴식을 주는듯한 느낌이었다...삶의 고단한 일과를 팽개치고 당장 어디를 달려갈 용기가 없는 나에게 책을 펼침으로써 저자가 걸었던 산속 고요한 암자에 나의 부대끼는 삶을 잠시 내려놓고 휴식을 취하게 해줄 수는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책을 펼쳐 첫 페이지와 둘째 페이지에서 본 산속 암자의 사진은 나의 생각이 맞았다는 확신을 주기에 충분했다.  

책을 읽으면서 내내 감탄했던 점은 내가 어느새 저자와 함께 산길을 걷고 있고, 저자가 보았던 것을 함께 보고, 듣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저자가 암자를 오르며 보았던 것을 독자도 함께 볼 수 있게 글의 내용을 시선의 변화에 따라 구성했다는 점과 만나는 분들과의 진솔한 대화, 그리고 징검다리식으로 페이지 페이지마다 펼쳐진 사진들 때문이었다. 푸르른 산속에 자리잡은 천덕산 삼성암의 전경 사진부터 산벛꽃이 만개한 약사암 전경, 제암자의 입구사진, 제암자에서 바라본 일출의 사진 등등 어느 것 하나 놓칠 것 없는 암자의 사진들은 너무나 시원해 한권의 책에서 두 권의 기쁨과 만족을 주는데 ‘충분하다’는 단어 선택조차 부끄럽게 만들었다. 

책의 구성은 4계절을 지닌 우리나라의 계절적 특색에 맞게 봄·여름·가을·겨울로 구분지어 놨다. 봄암자는 나를 설계하고, 여름 암자는 나를 성장시키고, 가을 암자는 나를 사색시키고, 마지막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겨울 암자로...내용은 일반 기행문식의 글과 비슷한 구조를 지닌다 하겠다. 암자에 얽힌 전설이라던지 암자의 창건 배경이라던지..그런데 저자는 이러한 내용들을 단순히 독자의 호기심 자극이나 역사적 사실(야사)로 접근시키기 보다는 암자의 특색이 자연과 어울려 기존부터 자연과 함께 존재하고 있는 듯 주변배경과 어우러지게 저자의 감상(느낌)을 가미해 멋들어지게 글을 풀어나갔다는 점이다. 그래서 책을 읽는 내내 본인은 저자와 함께 암자를 여행했고,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같이 듣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저자는 암자를 여행한지가 10년이 넘었다고 한다...주말 마다 저자를 부르지도 않는 암자를 애착과 사랑으로 찾아 다녔고, 그러다 보니 찾아간 암자만도 200군데가 넘는다고 한다. 일반 대중은 한 곳도 만들기 힘든 고단한 마음의 쉴곳을 그는 200군데나 넘게 찾아내고 만들어낸 자칭·타칭 ‘암자 전문가’라 충분히 불릴만하다 그간 그가 발행한 암자에 관련된 책이 4권정도이니 이를 뒷받침하기에는 충분하지 않겠는가?... 

세일즈북, 자기 개발서 전공서..등등은 어찌보면 책에 맞는 독자층이 따로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자가 말하듯이 암자는 사람을 따로 구별하거나 차별하지 않는다. 자연에게서 그 크나큰 포용성을 이어 받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도 독자층을 따로 구분할 필요는 없을거 같다. 의자에 앉거나, 침대에 누워 쉴때 느끼는 그 편안함을 책을 한 장 펼침으로써 독자들이 맞이하기에 충분한 책이라 할수 있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저자의 글을 인용함으로서 마치고자 한다. 

“암자란 불교가 아닌 다른 종교를 믿더라도 산길을 가다가 기웃거려보고 싶은 곳이다. 불교만의 고유명사가 아니라 모든 이들이 쉬어가고 싶은 보통 명사이다..”

“산사의 기호는 침묵의 덩어리 같은 적막이다. 그 적막은 자기 자신을 내면으로 향하게 하고, 자연과 가까이하게 하는 접속부사이다. 사람이 입을 닫으면 자연이 입을 연다는 금언을 잊지 말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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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뇌 리셋 - 동경대 출신의 신세대 스님이 들려주는 번뇌 청소법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이혜연 옮김 / 불광출판사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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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이 왜 ‘번뇌 리셋’일까?.. 일단 이 단어의 의미를 사전에서 찾아보았다. 우선 번뇌의 정의는 ‘불교에서 중생의 몸과 마음을 괴롭힘으로써 깨달음과 열반의 장애가 되는 모든 정신작용... ’이라 하고, 리셋은 ‘(1)전기, 전자회로를 초기 상태 또는 일정한 상태로 세트하는 것’ 이라 기술되어 있다. 저자는 번뇌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인간의 삶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을 불교 용어인 삼독(三毒) -‘진에(분노)’와 ‘탐욕(욕망)’과 ‘우치(미혹)’- 을 통해 표현하면서 이것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개인적인 노력보다는 무언가에 의한 강제적인 어떤 것(리셋, 여기서는 불교의 시스템)을 말하고자 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먼저 해 보았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늘 여러 가지 문제에 접하게 된다..소소한 선택의 문제에서부터 좀 더 큰 가정·취업·직장문제에 이르기까지..이러한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우리의 심신은 항상 긴장과 흥분 그리고 각성에 놓여있다. 지쳐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몸과 마음이 지쳐가는 과정을 저자인 스님은 다음과 같이 얘기하고 있다. 우리의 마음속은 에너지로 쌓여있다. 이것을 카르마라 하는데 이 에너지에 의해 우리는 몸과 마음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카르마는 우리의 하나하나의 행위에 의해 만들어지며 다음번 행위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기분 좋고, 유쾌한 일이 발생하면 사람은 쾌락을 느껴 도파민을 분비하고(마음의 업(up)상태), 기분 나쁜일이나 불쾌감을 만나게 되면 노어아드레날린을 분비(마음의 다운 상태)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우리의 몸은 우리가 한 행위의 반응에 따라 조금씩 조끔씩 변화되어 가는데, 이러한 변화과정 중 중요한 요인은 마음을 마이너스 상태로 만드는 근본 번뇌인 ‘삼독’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 근본 번뇌를 없애기 위해 무언가가를 필요로 하는데 그것은 팔정도, 삼학(계(戒), 정(定), 혜(慧)), 그리고 오계(五戒)와 십선계(十善戒) 등 이라는 것이다. 

카르마..삼독...삼학...팔정도...어찌보면 낯설은 단어 투성이 일수도 있다. 동경대 출신의 신세대 스님이라 하니 편하게 읽지 않을까 생각이 들지만, 한편으로는 생소한 불교적 용어와 내용으로 어렵게 느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수도 있다. 만일 그런 생각이 든다면 그것은 일단 기우라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내용의 구성이 생각보다(?) 아기자기 했기 때문이다. 책의 구성을 보면 스님이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부딪칠수 있는 수많은 상황들을 스님은 만화의 삽화로 먼저 부드럽게 출발하고, 그 상황에 맞는 내용들을 쉽게 설명해 주고 있다. ‘번뇌레슨’에 대해서(제1장)..‘번뇌조절’에 대해서(제2장)...‘깨달음 심기’에 대해서(제3장)....그림(만화)와 함께 곁들인 내용은 쉽지만, 책을 읽는 독자의 한명으로써 ‘아~ 이렇게 많은 일상의 부분 부분이 내 마음의 통제를 벗어나 있구나..’ 하는 생각을 여러번 들게 하였다. 즉 그리 가볍지는 않다는 것이다. 그렇게 여러번 생각하고 깨닫고 하는 사이에 이미 책은 마지막을 향해 달려갔고, 마음속에는 ‘최소한 앞으로 이정도의 마음가짐은 가져야 하겠구나’하는 생각이 어느덧 자리를 잡게 되었다. 

번뇌는 분명 사람을 힘들게 한다...이것은 고(苦) 때문이다. 불교에는 사성제가 있다. 네 가지 위대한 진리라는 말이다. 여기에 첫 번째가 ‘고(苦)’이다. 삼법인도 있다. 세 가지 근본 가르침이다. 여기에 첫 번째 역시 ‘일체개고’ 즉 사람이 무상(無常)함과 무아(無我)를 깨닫지 못하고 영생에 집착하여 온갖 고통에 빠지게 된다는 뜻이다. 우리처럼 일반 범인들은 스님들의 깨달음(수행)을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스님이 말씀한데로 3%만 깨닫게 된다면 우리의 인간관계도 3% 향상될 것이다. 3%의 인간관계 향상은 그만큼 우리의 마음속에 있는 번뇌를 3% 소멸시킨다는 의미도 될 것이다. 

‘번뇌...이제 그만 떨쳐버리고 일어나도 될 때가 아닌가?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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