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 지음, 김욱동 옮김 / 문예출판사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교복을 입고 학교 도서관을 드나들며 <앵무새 죽이기>라는 제목에 이끌려 이 책을 읽은 기억이 있다.
퓰리처상 수상작이 되기도 하고, 하퍼 리 작가의 처녀작이자 그녀의 마지막 대표작 이기도한 이 책을 분명 읽은 기억은 있는데 ,, 40주년을 기념하여 새롭게 출간되어 읽는 느낌은 아주 새로웠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어린시절 나의 눈과 마음으로 읽었을때의 느낌과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걸까?

 

 나는 성장소설을 좋아하는 편이다. 모가 많거나 아직은 다듬어지지 않은 불완전한 주인공이 수 많은 경험을 통해 조금씩 변해가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 스스로도 조금씩 그 흐름에 맞추어 성장해가는 느낌을 받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처음 출간된 1960년, 그 당시 흔하지 않은 소녀가 주인공인 이 작품은 아주 많은 사랑을 받게 되었다. 이 책을 읽어 본 독자라면 그 이유를 누구든 쉽게 깨닫게 될 수밖에 없을것이다. 주인공 소녀 진 루이즈 핀치의 눈을 통해서 바라본 대공황을 겪고, 심한 인종차별에 크고작은 불안한 시기를 대변하는 이야기에 비판하거나 교훈을 불러일으킬 만큼의 큰 감동을 담아내었기 때문이다.

 

루이즈 핀치는 스카웃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어진다. 스카웃 과  오빠 은 어릴때 엄마가 일찍 돌아가시고 아버지 밑에서 자라지만, 옳고 그름을 제대로 가르치는변호사 아버지 덕분에 인종차별과는 거리가 먼 활발하고 누구와도 잘 어울리는 아이들로 자라난다. 이야기는 작은 마을에서 벌어지는 그냥 사소하거나 작아 보이는 차별과 무관심으로 보여지는것 같지만, 그 문제는 확대해 보면, 그 당시의 사회적인 문제를 그대로 그려내는 것과 같았다.

 

무시당하거나 차별당해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사람들의 편에는 누가 자리하고 있을 것인가. 그들은 힘이없는 소수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뒤바꾸어 놓은 이 작품을 통해서 수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고 지금 이 시간에도 일어나고 있을지 모른다. 어린시절 좋지 않은 친구들과 어울렸다는 이유로 집안에서 아주 오랜 세월 동안 갇혀 지내야 했던 부 래들리, 모두가 그를 두고 수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고 어린아이들에게는 매일매일 놀림대상이 되어있었다.  

 

그런 그의 편이되어준 용감한 스카웃 과 젬. 어른들을 실날하게 비판할 수 있는 놀라운 아이들이 아닐 수 없었다. 같은 사람이지만 피부 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짐승보다 못한 대우를 받거나 인격을 모독당하는 일 등 수많은 끔찍한 일 들을 계기로 그들은 투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주 기본적인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권리를 찾기 위해 소수의 상상하기도 힘들만큼의  노력과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다. 앵무새를 죽이는것은 죄가 된다는 말처럼 다른 새들과는 달리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하고 곡식을 축내어 먹지 않고 둥지를 틀어 해를 주지 않는 새이기 때문이다. 전혀 해를 주지 않는 그 새들을 향해서 새총을 날리려 하는 것은 그러므로 죄가 된다 



여기서 앵무새 죽이기라는 제목이 비롯되었을것이다. 이야기 속의 부 래들리와, 흑인 톰 로빈슨의 사건들이 모두 앵무새와 같다. 그들은 누구에게도 해를 끼치지 않았지만 사람들의 이기심과 편견으로 인하여 그들은 오랜 시간을 고통스럽게 보내야만 하였다. 이처럼 훌륭한 성장소설이 또 있을 수 있을까? 순수한 소년과 소녀의 눈으로 바라보고 그들이 이야기하는 시간 속에 머물면서 웃음짓기도 하고 때로는 조심스럽게 물러나서 사건을 통찰해 보기도 하였다. 그 과정 속에서 나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나는 소수의 편을 들어줄 만큼의 용기가 있느냐고,,숭고한 그들의 삶이 묻어있는 이책을 통해서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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