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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리언의 정원
애비 왁스먼 지음, 이한이 옮김 / 리프 / 2021년 10월
평점 :
"초록은 언제나 인간보다 더 나은 답을 찾으니까" 라는 문구가 따스해서 읽게 된,
종이 포장 속 숨겨있던 핑크색 표지가 너무나도 예쁜 영미소설 책이다.

이 책은 사랑하는 남편 '댄' 을 사고로 잃은지 3년이 다 되도록 그를 잊지 못한 채 사랑스런 두 딸과 살아가는 여자 '릴리언'의 이야기다.
그녀는 교과서 삽화를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이다. 어느 날 상사로부터 블로엄가의 채소 안내 시리즈 책에 들어갈 그림작업을 제안 받는다. 보다 더 잘 그리려면 블로엄가의 원예수업을 들어보는게 좋을 듯 하다며 주1회 토요일마다 수업을 듣게 된다. 그녀의 두 딸 애너벨과 클레어, 그녀의 여동생 레이첼까지 함께 듣게 된다.
블로엄가 원예수업의 시작은 일 때문이었으나, 자신의 정원을 꾸미기 위해 배우러 온 엘로이즈, 엘로이즈와 함께 온 교사 프란세스. 아파트에 살며 다양한 실내 식물들을 키운 경험이 많은 앤절라, 은퇴 후 아내의 추천으로 취미삼아 해보려는 진, 우연히 현수막을 보고 덜컥 신청한 마이크까지 다양한 사람들과 함게 밭을 일구며 서로의 인생이야기를 나누며 공감하고 위로 받는 이야기 이다.

매 장마다 각 종 식물을 키우는 방법이 나와있는 것 또한 이 책의 제목과 참 잘 어울리는 편집이다. 다음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 당근과 호박은 이렇게 심는구나 라는 지식도 넣고 자급자족에 대한 원대한 꿈도 한번 꿔보고 말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영어 원서에 대한 갈증이 생겼다.
책을 읽다보면 캐릭터를 설명하거나, 캐릭터 간 주고 받는 대화들이 매우 유쾌하다.
우리나라 문학작품들이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하는 건 한국어만 살릴 수 있는 느낌 때문이라고 한다.
영어로 표현하면 그 미묘하고 다름이 잘 나타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이다.
나에겐 이 책이 그렇다. 아마 영어권 사람들이라면, 박장대소를 하며 읽었을 듯 하다. 내용자체가 코믹은 아니지만 매 장 마다 캐릭터 간의 대화가 아주 맛깔날 듯 한데 그 특유의 맛을 알아채지 못하는게 너무 아쉽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 새로운 삶을 위한 첫 걸음. 인생이란게 참 그렇다.
명과 암이 항상 공존하는 듯 하다. 새로운 땅을 정성스레 다지고, 각 각의 꿈의 정원을 꾸미기 위해
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모습이 어쩌면 우리의 인생과 다를바 없지 않을까.
우리가 살아감에 있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우리는 딸기의 삶이 되기도 하고, 초콜릿 코스모스의 삶이 되기도 할거다.
문득 식물도감을 펼쳐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향은 강하지 않지만 은은하게 지속되면서 오랜시간에 거쳐 천천히 개화하는 꽃은 무엇일지
궁금해져서 말이다. 내 인생은 그런 꽃이었으면 좋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솔직한 리뷰입니다.
#소설#릴리언의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