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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거란전쟁 - 상 - 고려의 영웅들
길승수 지음 / 들녘 / 2023년 11월
평점 :
993년 고려가 건국한지 100년채 되지않은 시기에 이민족의 대규모침입을 처음 겪은 고려로서는 이런 위기를 어떤 방식으로 극복해야하는지에 대해서 갑론을박이 있었습니다. 한 의견은 평양(서경) 이북의 땅을 할양하는 형식으로 거란군의 철수를 요구해야한다는 의결과 한 의견은 싸워보지도 않고 항복하는 것은 그 어떤 사안보다도 더 치욕적이라는 의견으로 항전을 하자는 의견이었습니다. 지금 결과론적으로 본다면 후자가 맞겠지만 대규모의 이민족을, 그것도 대국이라고 불렸던 송나라를 상대로 압도적으로 파훼해버리는 전력을 보유한 거란을, 상대한다는 자체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대하사극드라마를 만들어내는 유일한 방송국인 KBS에서 태종 이방원 이후로 다시 정통사극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것이 고려거란전쟁입니다. 한반도의 역사상 최고의 업적이며 철저한 전력분석과 대외관계를 냉철하게 파악한 결과물이었으며 그 속에서 양규, 강감찬와 같은 영웅적인 명장과 서희와 같은 냉철한 외교가가 있었기 때문에 만들어낸 것이었습니다. 작가 길승수는 그런 영웅들을 그려내고 있었으며, 그 영웅들과 함께한 드러나지 않은 이들을 드러내게끔 했습니다.
소설 고려거란전쟁의 전편이라고 할 수 있는 또다른 "고려거란전쟁"이 있습니다. 저는 그 책 또한 같이 읽어봤습니다만 고려사에 대해서 철저한 분석이 없다면 결코 나올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고려거란전쟁: 고려의 영웅들" 또한 그 고려사에 있어서 권위자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철저한 분석이 곁들어져 있었습니다. (실제로 길승수 작가는 JTBC 평화전쟁1019에서 자문역할을 했으며 저 또한 평화전쟁 1편 2편 모두 봤습니다.)
또한 고려와 거란의 진형과 지휘부의 위치 병력의 운용도를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이야기처럼 분설하였고 그 유용성까지 볼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는 점은 고려사계의 "로마인이야기"에 비견되는 책이 아닐까 감히 생각해봅니다. 그만큼 제가 몰랐던 고려사를 알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었다는 점이 저에게 있어서 조선사에 치중되어있던 이목을 고려사에 돌릴 수 있도록 도와준 책이었습니다.
국사교과서에서는 거란의 1차침입부터 3차침입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대략 3페이지정도로만 요약하고 있습니다. 왜 거란이 쳐들어올 수밖에 없었고 그 사이에서 고려인들은 어떻게 저항했으며 고려의 주력군이었던 강조의 군대가 패퇴하고 후퇴하였을 때 현종은 어떤 의지를 다졌고 그리고 그 이후 흥화진에서 양규는 어떤 마음으로 게릴라전을 펼쳤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했습니다. 길승수 작가는 그런 항전의지를 한민족에게 각인해준 역할을 한 작가라고 생각되었습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