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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노래하는 집
송길자 지음 / 예미 / 2023년 6월
평점 :
아무리 봐도 제목을 잘 뽑으신 것 같습니다. "새가 노래하는 집"이 함축하는 바가 매우 많아서 매우 참된 시적표현이다.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일단 새가 노래하는 집이라면 분명 자연과 어우러짐이 조금이라도 존재해야 합니다. 새도 자연이기 때문에 콘크리트 가득한 도심에서는 절대 노래하지 않습니다. 단지 섭생만 할 뿐입니다. 역 앞의 비둘기처럼요. 그리고 새가 노래한다는 자체가 아침을 깨우는 싱긋함이 도드라집니다. 저는 아침에 새소리 덕분에 알람없이도 깨는 편입니다. 누군가에겐 분명 소음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적어도 저에게있어서는 그 어떤 화음보다도 더 진리에 가까운 화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의 학교길은 비포장도로가 어우러져서 먼 길을 걸어가는 장면이 떠오르지만 저에게 있어서 학굣길은 시루같은 버스를 한참 타고 밀려는 자와 밀리는 자의 한창의 투쟁을 겪고 겪은 후 겨우 도달하는 곳이 학교였습니다. 그땐 차편이 별로 없기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학교에서는 아침내내 졸거나 아예 자는 것을 시작으로 점심 때 친구가 깨우면 밥먹으러 나갔던 것이 학창시절 기억입니다. 진짜 학창시절 땐 아침시간이 존재하는지조차 인지하지 못할 정도로 열심히 잤었습니다.
봄눈 내리는 밤은 꽤 설렜던 것 같습니다. 아침에 눈이 내린 풍경을 보자면 오겡끼데스카! 를 외쳤던 비에이의 홋카이도 벌판 저리가라고 할 정도로 너른 벌판에 하얗게 소복이 내린 눈들 덕분에 온눈이 시렸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생명은 자란다고 쑥과 냉이가 도드라지게 솟았던 기억이 있습니다. 분명 자연은 누군가가 명령하지 않았음에도 각자 조화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단지 그 속에서 사람인 저만이 그 조화를 깨고있었습니다.
그런 마음을 그대로 담은 시가 욕망의 노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낙망과 절망이 있을 지어도 절망하지 말고 피어오르라는 말과 동시에 주님이 그 손을 잡아주심을 분명히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속에서도 분명 꽃은 피고 조화를 깨고 우뚝이 솟은 사람이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