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실격 클래식 라이브러리 7
다자이 오사무 지음, 신현선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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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는 내내 인간이 살아가는 의미는 뭘까?는 생각을 하게끔해준 책이었습니다. 일본 소설을 조금이라도 좋아하신 분이라면 디자이 오사무를 한번쯤을 들어봤음직한데 저도 예전에 디자이 오사무를 나츠메 소세키와 함께 일본 문학에서 들어본 적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디자이 오사무는 말로가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인간 실격"에서도 보여주었듯이 인간의 행복과 불행의 표리에서 움직임이 없이 그 중간을 달려가는 느낌을 강력하게 주고 있었습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의심하게 만든 대목이 꽤 많았습니다. "인간과의 관계를 단지 유희를 위한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다는 내용이던가 "서로 경멸하면서 교제하고 그러면서 서로를 무가치하게 만든다"는 내용을 통해서 제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었던 사람과의 관계가 모호해지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과연 이것이 인간으로서의 삶이라고 할 수 있을까?는 의심마저 들게했습니다. 내부인으로써의 삶을 사는 자가 아닌 주변인으로써의 삶을 사는 사람의 역할을 대변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해당 책. 41페이지 및 95페이지 인용)

그러나 그런 것도 다 지나가고 나중에는 인간의 신뢰의 의심마저도 그저 하나의 의심 그 이상 이하도 아닌 것으로 지나간다는 것을 말미에 제공해주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 내용을 보면서 새는 죽을 때 소리가 애처로워지고 사람을 죽을 때 말이 선해진다는 구절이 생각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후기에서는 전후 시대를 지난 디자이 오사무의 관점이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결국 그런 것들이 인간 실격을 만들어낸 것이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인간 실격만 있을 줄 알았는데 디자이 오사무의 유작 "굿바이"도 후편에 같이 수록되어있었습니다. 마치 이상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도 주었습니다. 자신의 날개가 없어 날고 싶은데 날지못하는 사람과 같이 사람과 관계하고 있지만 존재하지 못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리고 디자이 오사무의 말로는 자살이었습니다. 이 소설에서도 그의 사고가 투영되기도 했습니다. "자네 설마 죽을 생각은 아니겠지?"는 과거 자신이 자살시도를 했고 그리고 끝내 자살로 마감했던 마음을 그대로 녹여낸 것이 아닌가는 생각을 하게끔 해주었습니다. (해당 책. 133페이지 인용)

(미완)이라고 찍힌 그 문구가 저에게 있어서는 소설의 내용보다 더 씁쓸함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전쟁을 고스란히 겪어야만 했던 오사무와 그리고 전후 일본의 사상이 통째로 바뀌어버려 상실감을 겪었던 일본인들의 자살률 증가는 그의 행적에 대한 연민이 느껴지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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