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퉁이 집
이영희 지음 / 델피노 / 2023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그 모퉁이 집을 읽으면서 각 장마다의 꽃의 마지막마다 꽃말을 배치해두어 그 꽃말과 내용이 매치되는 소설의 내용을 장식하면서 이 표지가 왜 꽃으로 그린 그림을 표지로 삼았는지 바로 알 수 있게끔 해준 책이었습니다. 그리고 회상장면과 대화장면 그리고 그 내용을 통해서 과정을 이어가는 내용의 글씨폰트를 다르게 해줌으로써 읽으면서 소설의 시간적 흐름을 잘 잡을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도 이 소설의 큰 매력이었습니다.

80년 전 한국은 한국이라고 불릴 수 없는 나라였습니다. 그리고 서울이라는 이름도 없었습니다. 그 곳의 이름은 경성 경성이라는 곳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아픔을 이어가는 사람과 한국이라고 불릴 수 있는 나라에서 그리고 서울이라는 이름을 되찾는 그 땅에서 깨어난 사람과의 이어지는 내용이 오버랩되어 저도 그 속에서 "윤송"이 되었고 "정구"가 된 것과도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이스케"라는 이름과 "윤송"이라는 이름을 같이 쓰던 고윤송은 본인이 이젠 윤송이라는 이름이 아닌 다이스케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를 원했습니다. 일제의 민족말살정책의 일환으로 한국의 사람들도 내선일체라는 미명하에 개명을 강요받았습니다. 그런 사이 정체성의 혼란을 겪기도 했으며 자신은 진짜 일본인이라고 생각하던 사람도 있었고 혹은 한국인이고 한국의 뿌리에서 자라난 사람이지만 한국어를 할 줄 몰라 해방시기에 일본어로 만세를 불렀던 일도 있었습니다. (해당 책. 215페이지 인용)

그렇지만 80년이 지난 지금 그런 일들은 이제는 그저 역사책으로만 볼 수 있고 과거 호적의 흔적에서나 찾아볼 수 있지만 "내가 살던 땅에서 우리 꽃혼들을 볼 수 있는 사람들을 그렇게 불러, 꽃의 전달자들은 모두 팔꿈치 옆으로 저런 표식이 있거든."이라는 말로 아직까지 선조의 그 아픔을 전달하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분명 80년 전의 그 아픔 버릴 수 없습니다.(해당 책. 242페이지 인용)

시작을 모퉁이 집에서 시작하여 마지막도 모퉁이 집에서 종결됩니다. 모퉁이 집에서 시작된 그 고통의 순간이 절대 잊어지지 말자는 그 의지로 마지막을 안개꽃으로 장식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해방된 지 5년채 되지않아 남북으로 갈린 이땅을 살아가게끔한 사건이 일어납니다. 한만 남아 구천을 떠도는 할머니 꽃이 되어 남아있는 느낌이 아직 느껴집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