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우주로 가는 길을 열다
오승협 지음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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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6월 21일 오후 4시 일반인, 직장인, 남녀노소 너나할것없이 모두가 숨죽여서 텔레비전을 바라보고 있었고 혹자는 유튜브 생중계방송을 숨죽여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는 후자에 속하는 사람입니다만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숨죽이고 보고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그 시간에 외나로도 누리호 발사장에서는 그 누구보다 더 숨죽여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나로호와 누리호의 개발진들은 30년이 넘는 외길인생을 걸어왔고 그 걸어온 길을 증명받는 시간이었습니다.

일전에는 언론에서 반쪽의 성과다 혹은 아직까지 대한민국은 위성을 발사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가진 나라로는 부족하다는 의견도 심심치않게 보이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우주항공과학기술의 개발은 쉬운 길이 아니였고 그 누구도 예상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이면에서 자신들의 일을 묵묵히 해내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그저 하나의 개발자가 아닌 우리가 기억해야할 하나하나의 영웅으로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오승협 박사는 제가 판단하기엔 포기를 모르는 사람같았습니다. 한국우주항공연구소에 있을 때도 러시아를 가서 말이 통하지 않는데도 어떻게든 우주항공과학의 기술을 배워오기 위해서 본인의 몸과 시간을 마다하지 않고 불살랐으며 한국에 돌아와서도 방산기업을 손수 쫓아다니며 섭외를 하느라 제가 볼 때는 포기도 모르지만 집념도 엄청 강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만큼 그들의 열정과 투지가 없었다면 지금의 우주강국의 첫발을 내딛는 순간도 없었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그래도 사람사는 곳이라고 나름의 인간미도 있었습니다. 연구진 중에서 장가를 가는 사람에게는 안전모에 "새신랑"이라는 글자를 새겨주어 축하와 약간의 놀림(?)을 섞어서 치켜세워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이면에는 본인이 평생 한번 있는 결혼식마저 당시 결혼식만 올리고 당장에 현장으로 뛰어와야만했던 그들의 어려움을 그대로 비춰주는 대목이었습니다. 위대함은 이런 영웅들의 희생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봤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무궁화호 위성이나 나로호 KSR 1,2,3와 같은 위성이 누리호로 가는 여정이 아니었을까 생각이 됩니다만 위성을 쏘아올리는 모습을 하나하나 지켜본 저로써는 이 과정이 결코 순탄치만 않았구나를 느꼈을 때 영상에서 5분? 정도의 짤막한 시간으로만 기억되었던 저에게 있어서는 그들의 평생이 담겨있는 5분으로 느껴지는 순간 그들에게 무한한 경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만큼 그들의 노고는 결코 단순히 5분을 위해서만은 아니였습니다.

우리는 문명의 이기를 아무렇지 않게 당연히 숨쉬듯이 이용하고 있고 지금도 지극히 그렇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스마트폰의 GPS기능이나 버스카드 결제의 NFC기능이나 스마트폰의 5G기술 등등 삶의 일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앞서 말한 이들의 피나는 노력의 집결체라고 생각되는 순간 저에게 주어진 모든 것들이 특별해 보였고 자연스레 그들의 노고에 고개가 숙여졌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은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등 여타 열강에 비교해서 우주항공분야의 예산배정이 생각이상으로 왜소하다는 점입니다. 비록 한국이 과거 지원을 받는 국가의 위치에 있었고 지금도 경제대국의 길은 가야할 길이 태산같습니다만 출발이 늦어도 따라잡을 수 있는 거리만큼은 유지를 해야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주 외에는 거의 전무하다시피합니다. 심해는 이미 경제적배타수역이 형성되었고 영해가 형성되었습니다. 그만큼 해양을 개척할 수 있는 길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주에 대한 협약은 현재진행중이며 그 누구도 우주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겠다는 조약이 있습니다만 북극도 남극도 해빙기가 시작되는 지금 슬슬 영유권분쟁이 불거지고 있는만큼 언제까지나 우주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지 않고 잠자코 있으리란 법이 결코 없습니다. 그런 분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투자가 절실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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