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미친 몰입감의 러브 서스펜스

가제본 서평단에 선정돼 받아 본 창비의 「러브 몬스터」.

블라인드 서평인지라 책 전체 분량이 아닌 중반 조금 넘는 분량을 읽어봤다.

책 소개만 봤을 때는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사랑을 외치는 인간들'을 증오한 살인마의 이야기일까? 싶었는데 웬걸...

이야기 배경과 전개 방식, 인물들 모두 훨씬 예상 밖이었다.



줄거리

지민은 혈액암에 걸린 엄마 보라가 실종되자 그가 다니던 복지회관 수영장에 다니며 자취를 쫓는다.

그러다 백발 여성으로부터 수영 강사 조우경과 보라가 함께 차를 타고 어딘가로 갔다는 사실을 듣는다.

그 후 조우경을 감시하며 그에 대해 조사하던 지민은 그가 과거 멕시코 칸쿤에서 스킨스쿠버 강사로 일했고

신혼부부와 다이빙을 하던 중 아내가 사고로 죽었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늦은 밤, 다함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수영장 회원들을 발견한 지민은 그들을 따라 간 곳에서 의문스러운 집단생활의 모습과

엄마에 대해 말해준 뒤 사라졌던 백발 여성을 발견한다. 또한 달력에 표시된 빨간 동그라미들... 지민은 이곳에서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고 있으며 그 중심에 조우경이 있음을 직감한다.

한편 보라와 불륜을 저지르던 진홍의 아내, 허인회도 수영장에 다니고 있었다.

그는 물에 빠진 자신을 구해준 조우경에게 반해 그를 위한 떡값을 무리하게 걷다 회원들의 항의로 수영장에서 쫓겨나게 된다

그녀가 남편과 실랑이를 벌이던 중, 지민은 엄마를 구하기 위해 도움이 필요하다며 이들 부부의 집에 찾아오는데···



이야기는 혈액암을 통보 받고 사라진 엄마 보라와 그를 찾는 딸 지민,

외도를 한 남편 대신 수영 강사 조우경에게 진정한 사랑을 느끼는 허인회,

비만 바이러스 때문에 외모 강박을 가진 수영 강사 조우경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지민을 따라 보라의 행방을 따라가면 따라갈수록 복지회관 수영장을 둘러싼 이들은 수상한 점 투성이다.

대체 수영장 회원들과 조우경은 무슨 사이이고 그들이 함께 사는 집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것인지,

사라진 보라에게 무슨 일이 있었고 지금은 어디에 있는 것인지 등 폭발하는 궁금증에 몰입한 채 책장을 빠르게 넘기다 보니 분량이 끝났다.

지민과 인회의 관계가 좀 독특하다. 남편의 불륜 상대의 딸과 엄마의 불륜 상대의 아내라니... 참 쉽지 않은 관계인데

그들이 진홍에 대적해 연대를 맺고, 함께 보라를 구출하게 될 과정이 기대된다. 또 얼마나 예측불허한 사건들과 진실이 기다리고 있을지.

그리고 지민이 조우경에게 "못생긴 게" 할 때마다 너무 통쾌하고 웃겼다.

그가 무슨 짓을 꾸몄든, 지민은 그가 속 빈 강정이라는 사실을 간파하고 가장 큰 타격점을 알고 있으니 이미 우위에 서 있는 게 아닐까?

얼른 정식 출간본을 읽고 결말을 확인하고 싶다.


내가 지나 온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서도 생각해보게 만드는 책이다.

나는 늘 사랑을 했다. 친구를, 가족을, 연인을. 지난 사랑의 모습들을 들여다보면 감정을 구성하는 질료도 참 제각각이다. 어떤 사랑은 건강하기도, 어떤 사랑은 불건강하기도 했다. 어떤 사랑은 당시에는 알아채지 못하다가 지나간 뒤 알아챌 만큼 고요하기도 했고 어떤 사랑은 시작된 것이 저주스러울 만큼 가슴을 쥐어 뜯게 만들게도 했다.


대체 그 놈의 사랑이 뭐길래 삶의 이유가 되고 원동력이 되고, 또 누군가에게는 거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걸까.

왜 보라는 끝끝내 자신을 비참해지면서까지 진홍 곁에 남았고 왜 인회는 그토록 진정한 사랑에 목매는 것일까.

참 알 수 없게도 긴 역사 동안 인간은 사랑에 죽고 살며 기꺼이 괴물이 되고 마는 존재였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니 거짓과 허황됨으로 가득한 이 세상에서 사랑만큼은 진실한, 그래서 우리가 기댈 수 있는 영역으로 남기를 소망한다. 불순한 감정은 채로 걸러지고 순도 높은 사랑만이 세상에 가득했으면 좋겠다.

※참, 그리고 「러브몬스터」의 작가는 스위치에서 「더 크고 가깝게」라는 제목으로 같은 이야기를 연재하신

이두온 작가님이 아니실까...추측해 본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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