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까칠한 백수 할머니 - 마흔 백수 손자의 97살 할머니 관찰 보고서
이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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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여사는 하루하루를 견디듯 보냈다. 피 여사의 삶에선 딱히 즐거운 일이 없었다. 고통과 고독과 권태가 날마다 습격하듯 찾아왔다. 나이가 든다고 미래에 대한 염려가 수그러드는것은 아니었다. 노인이 된다는 건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감없이 하루하루 힘겹게 버티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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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까칠한 백수 할머니 - 마흔 백수 손자의 97살 할머니 관찰 보고서
이인 지음 / 한겨레출판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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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맡아야 할 환자 걱정과 영어 울렁증에 멀미까지, 난 거의 정신이 나가 있었다. 그래서 하늘에서 눈이 다시 쏟아지는지도 몰랐다. 그러다 맞은편에 앉은 알렉산드라에게 시선이 닿았다. 그녀의 표정은 흐트러짐 없이 그대로였지만, 눈물이 굵은 줄기를 이루어 얼굴에 흐르고 있었다. 그것을 운다고 표현해야 할까? 난 말을 건네야 할지 모른 척해야 할지 몰라 멍청하게 알렉산드라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훌쩍이지도 울먹이지도 않은 채 가는 길 내내 눈물을 흘렸다. 알렉산드라는 무엇이 그토록 슬픈 것일까? 그녀가 왜 눈물을 흘렸는지 이해하는 데 아홉 달이 걸렸다. 아니, 그만큼 긴 시간을 흘려보내지 않고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었을 것이다. 깨달음은 사실을 아는 것과는 다르다. 몸이 언제든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몸은 시간을 통해서만 배운다.

- <어느 날, 죽음이 만나자고 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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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든 스포츠팀이든 뜨거운 열의가 없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그 한 사람 때문에 전체 분위기가 가라앉는다. 불연성 인간은 어렵거나 힘든 일을 귀찮아하며, 앞서 가는 것은 남들에게 찍히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저 아무 탈 없이 편하게 지내기만을 바란다. 그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은 외면하고 굳이 그런 데 신경 쓰려고도 하지 않는다.

‘불연성 직원은 회사에 없어도 된다. 내가 다가가지 않아도 알아서 타오르는 자연성 직원으로 회사를 채우고 싶다.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타오르고 있는 내가 다가갔을 때 마음이 통해 함께 타오를 수 있는 가연성 직원이라도 곁에 두고 싶다!’

불연성 인간이 가득한 회사는 결코 발전할 수 없다. - <왜 일하는가> 중에서


지시한 대로만 일하지 마라. 스스로 타오르지 않고 끌려만 다녀서는 아무 일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설령 일을 마무리했다고 해도 만족감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 <왜 일하는가> 중에서


당신이 미래를 대비하며 경영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는 걸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다만 어떻게 해야 그렇게 경영할 수 있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당신 회사에는 당신 회사에 맞는 방법이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단 한마디로 제 의견을 드리자면, 반드시 그렇게 경영하겠다고 당신 스스로 진지하게 마음먹어야 합니다. 간절한 마음과 절실한 다짐이 경영의 시작이니까요." - <왜 일하는가> 중에서

인격을 수양한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법이라 실행하기가 몹시 힘들다. 안타깝게도 아무리 선한 생각을 하고 선한 행동을 하려고 마음먹어도 자신도 모르게 어딘가 미숙하고 철없는 행동을 하게 된다. 어지간한 성인군자가 아니라면 좋은 생각과 행동을 일관하기란 쉽지 않다. 그것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나는 자칫 악한 마음에 사로잡히지 않기 위해, 또 그런 스스로를 경계하기 위해 한 가지 자계自戒 의식을 치른다. 교만과 자만이 마음속에서 고개를 쳐들 때마다 그 즉시 반성하고 스스로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누군가에게 거만한 태도를 보였다거나 잘난 척 말했을 때, 또는 스스로 노력이 부족했다고 느낄 때에는 그날 밤이나 다음 날 아침에 세면대 거울을 들여다보며 ‘이 어리석은 놈!’ 하고 스스로를 엄하게 꾸짖었다. 그러고는 이어서 고해성사를 하듯 ‘신이시여, 죄송합니다’ 하고 반성의 말을 되뇌었다.

이렇게 반성을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면서 내일부터는 다시 겸허한 자세로 살아가자고 굳게 다짐한다. 이것을 젊을 때부터 줄곧 해오자 지금은 습관처럼 몸에 완전히 배었다. 이 습관 덕분에 나는 지금껏 인생을 살아오면서 정도正道에서 벗어나는 일을 하지 않을 수 있었다.

좋은 것만 생각하고 좋은 행동만 하려고 노력해도 의도치 않게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그럴 때마다 겸허하게 반성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반성을 통해 조금씩 향상되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오늘 자신이 한 일을 겸허히 반성하고 내일부터는 새롭게 거듭날 것을 마음속으로 맹세하라.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야 우리는 일에서도 실패를 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깨끗이 갈고닦을 수 있다. - <왜 일하는가> 중에서



어떤 한 가지를 깊이 연구하고 끝까지 파헤치는 과정을 통해 세상사의 본질에 눈뜨게 된다. 깊이 연구하고 끝까지 파헤친다는 것은 그것에 마음과 영혼을 바쳐 핵심을 파악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하찮아 보이는 일이라도 주어진 일을 천직이라 생각하고 몸과 마음을 다해 달려들어보라. 끊임없는 노력을 계속하다 보면 반드시 진리와 만나게 된다. 일단 세상사의 본질을 이루는 진리를 알면, 어떤 일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자유롭게 발휘하는 경지에 오를 수 있다. - <왜 일하는가> 중에서



나는 이 경험을 통해 ‘천직’은 우연히 만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만들어내는 것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 <왜 일하는가> 중에서



왜 그렇게 어렵고 까다로운 일을 하세요?"

"해봤자 회사에서 알아주는 것도 아니고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열심히 하세요? 그냥 돈이 더 되는 일을 해보는 건 어때요?"

다른 사람들이 이렇게 말해도 자신이 그 일을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남들의 의견 따위는 전혀 상관없을 것이다. 그 일이 좋고, 그 일을 함으로써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일이 세상 그 무엇보다 소중하다.

나 역시 일을 사랑하고 일에 흠뻑 빠졌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쉽지 않은 일을 계속해올 수 있었다. ‘일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은 내 삶의 원동력이자, 힘들고 어려운 고비를 헤쳐 나갈 수 있는 힘이었다. - <왜 일하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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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1만 명 중 9999명은 불행하고, 좋아하지도 않는 일을 억지로 하기 때문에 일의 능률이 떨어진다고 봐야 할까? 그렇지 않다. 오히려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분야에서 출발했지만, 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이 크게 성공할 수 있다.

어쩌면 거의 모든 사람이 인생의 중요한 출발을 ‘좋아하지 않는 일’을 맡으며 시작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문제는 많은 사람이 ‘내가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하고 있다며 스스로를 비하하고, 마지못해 계속한다는 사실이다. 주어진 일에 불만을 품고 탄식과 불평만 쏟아낸다.

왜 자신이 가진 잠재력을 의심하면서 아까운 인생을 헛되이 보내는가?

좋아하지 않는 일은 낯설고 어렵기 마련이다. 예상대로 흘러가지도 않고, 예상대로 흘러간다고 해도 너무나 힘들고 지긋지긋하다. 사소한 일을 해도 불만만 앞서고, 한순간이라도 빨리 그 일에서 손을 떼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일을 사랑한다면 그 일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그 일과 마주하는 것만으로도 힘이 불끈 솟는다. 그 일을 좋아하고 사랑할수록 전에는 보지 못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그 일에서 찾아낼 수 있다.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천직이라 생각하고 즐겁게 일해야 한다. 누군가에게 지시받아서 어쩔 수 없이 일하고 있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한, 일하는 고통에서 영영 벗어날 수 없다. 나는 일터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기보다는, 우선 주어진 일을 좋아하려는 마음부터 갖길 바랍니다. - <왜 일하는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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