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흔하고 널리 퍼진 미신 중 하나는, 인간에게 저마다 고유한 성질이 있다는 것이다. 즉 선한 사람, 악한 사람, 지혜로운 사람, 어리석은 사람, 활동적인 사람, 무기력한 사람 등등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한 사람에 대해 악할 때보다는 선할 때가 많다. 어리석을 때보다는 지혜로울 때가 많다, 무기력할 때보다는 활동적일 때가 많다.
또는 그 반대로도 말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사람에 대해 선하다, 지혜롭다. 악하다. 어리석다 하며 하나로만 말하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 우리는 늘 이런 식으로 사람들을 나눈다. 그러나 사실이 아니다. 사람은 강과 같기 때문이다. 어느 강이나 물은 물로서 똑같지만, 좁고 물살이 빠튼 곳이 있는가 하면 넓고 물살이 느린 곳도 있고, 맑은 곳이 있는가 하면 흐린 곳도 있고, 따뜻한 곳이 있는가 하면 찬 곳도 있기 마련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사람은 저마다 자기 안에 사람이 가질 수 있는 모든 성질의 맹아들을 지니고 있어서 이따금 하나가 돌출하면 평소와는전혀 다른, 종종 엉뚱한 사람이 되곤 한다. 그런데 이런 변화가 유달리강하게 나타나는 사람들이 있다. 네홀류도프도 이런 부류였다. 그의 경우에는 이 변화가 정신과 육체 양면에서 일어나곤 했다. 바로 지금 그러한 변화가 그에게 일어났다.
재판 이후 카튜샤와 처음 만났을 때 느꼈던 참회의 기쁨과 부활의환희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버렸고, 최근에 그녀와 만난 뒤로는 그 감정이 두려움으로, 심지어 혐오감으로 바뀌었다. 그는 절대 그녀를 버리지않겠다고, 그녀가 원하면 결혼도 불사한다는 마음을 바꾸지 않겠다고 - P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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