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몰래 공부를 하겠다는 건지 그때 너는 궁금했다. 저렇게조그만 등으로, 참고서를 펼치면 가려지기나 할까, 두평도 안되는 단칸방에서 정대도 일찍 자는 게 아니라 밤늦게까지 숙제를 하는데.
그렇게 잠깐 궁금했을 뿐인데, 그후로 자꾸 떠올랐다. 잠든 정대의 머리맡에서 네 교과서를 펼칠 통통한 손. 조그만 입술을 달싹여외울 단어들. 세상에, 너는 머시매가 어쩌면 이렇게 착실하냐......
생글거리던 눈, 고단한 미소. 부드러운 천으로 겹겹이 손끝을 감싼것 같은 노크 소리. 그것들이 가슴을 저며 너는 깊은 잠을 이루지못했다. 새벽에 그녀가 걸어나오는 기척, 펌프로 물을 길어 세수를하는 소리가 들리면 너는 이불을 둘둘 말고 문 쪽으로 기어가 잠에 취한 눈을 감은 채 귀를 기울였다. - P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