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들의 공통적인 특성으로 만담가들의 농담을 아주 좋아하는 그가 나의 새로운 창안 때문에 그중 한 가지를 희미하게 떠올린 것 같았다. 더구나 막 사생아 이야기를 한 터라 그는 더 많이 웃어댔다. 안경이 코에서 흘러내렸다.
"비첸테고." 므워드지아코프 부인이 남편을 불렀다.
나는 그를 더욱더 자극했다.
"아줌마 아줌마......."
"아, 미안해!" 므워드지아코프 씨가 계속 웃어대며 말했다.
"미안.... 미아안..... 어쩔 수가 없어. 미안해...?
여고생은 여전히 접시 위로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나는 내가 한 말이 아버지의 웃음이라는 통로를 거쳐 딸에게 타격을입히고 있음을 분명하게 간파했다. 내가 그녀에게 타격을 입힌 것이다. 드디어 타격이 성공했다. 그렇다. 착각이 아니었다.
므워드지아코프 씨의 웃음이 상황을 반전시켰고, 나에게 여고생으로부터 벗어날 길을 열어 주었다. 마침내 여고생에게 타격을 가했다! 나는 가만히 앉아 있었다.
사태를 파악한 부모가 딸을 구하러 나섰다.
"비첸테고, 뭐 하는 거야?" 므워드지아코프 부인이 언짢은목소리로 말했다. "저 애늙은이가 한 말이 뭐가 재미있다고 그렇게 웃어? 그저 잘난 체하는 거잖아."
마침내 므워드지아코프 씨가 웃음을 멈추었다.
"무슨 소리야? 내가 그것 때문에 웃었겠어? 전혀 아니야. 그말은 제대로 듣지도 않았어. 그냥 다른 게 생각나서......."
부모의 노력은 오히려 여고생을 수렁에 더 깊이 빠뜨렸다. - P204